9번타자 피안타율 4할대. 그야말로 옥에 티다.
LA 다저스 류현진이 시즌 6승째를 수확했다. 류현진은 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홈경기에 선발등판, 6이닝 10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2실점으로 막고 다저스의 12-2 완승을 이끌었다. 시즌 6승(2패)째를 거두며 평균자책점을 3.10에서 3.09로 낮췄다.
그러나 한 가지 아쉬운 게 있었으니 10개의 피안타가 바로 그것이다. 특히 9번타자에게만 2개의 안타를 맞았다. 5회 선두타자로 나온 투수 진마 고메스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했고, 6회 2사 1·2루에서는 대타 트래비스 스미스에게 우전 적시타로 실점을 내줘야 했다. 6~8번 호세 타바타, 조르디 머서, 크리스 스튜어트에게도 2안타씩 맞았다.

피안타 10개 중 8개가 6~9번 하위 타순에 집중돼 있다. 피츠버그 중심타자 앤드류 매커친, 가비 산체스, 스탈링 마르테를 모두 3타수 무안타로 철저하게 봉쇄해 놓고 정작 하위 타순에게 집중타를 맞은 것이다. 2실점 과정도 보면 모두 하위 타순에서 시작됐다.
문제는 이날 경기 뿐만 아니라는 점이다. 류현진은 올해 9번타자들에게 그야말로 뭇매를 맞고 있다. 20타수 9안타로 9번타자 피안타율이 무려 4할5푼이다. 9번 타순 대부분을 투수가 맡고 있는데 투수에게만 맞은 안타가 7개나 된다. 이상하리만큼 투수에 안타준다.
9번타자 뿐만 아니라 7번타자에게도 약했다. 7번 타순 피안타율이 3할7푼으로 9번 타순에 이어 두번째로 높다. 8번 타순은 1할3푼으로 철저하게 봉쇄하고 있지만 7~9번 하위타순에게만 피안타율이 3할1푼4리. 유독 하위 타순에게 발목을 잡히고 있는 모습이다.
반면 상위·중심 타선은 확실하게 봉쇄하고 있다. 1번(.321)-6번(.320) 타순은 3할대 피안타율이지만 2번(.222)-3번(.148)-4번(.120)은 완벽하게 제압하고 있다. 2~4번 타순 피안타율은 1할6푼5리. 7~9번 타순보다 절반 가량 낮은 피안타율로 아이러니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류현진은 7번(.241)-8번(.125)-9번(.171) 타순을 2할5푼 미만 피안타율로 묶었다. 4번(.313)-5번(.386)에게 약했는데 올해는 정반대 양상이다. 한국프로야구 한화 시절에도 류현진은 상하위 타순에 따라 힘을 조절하는 투구를 했는데 메이저리그 2년차를 맞아 이 같은 모습이 다시 나타나고 있다. 힘을 아끼는 것은 좋지만 완벽함을 기하기 위해서는 하위 타순부터 확실히 잡는 것이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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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