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잠실 3연전을 앞두고 롯데 자이언츠의 화두는 두산 베어스 타선 봉쇄였다. 두산은 롯데와 만나기 전까지 14경기 연속 두 자릿수 안타로 기세를 올리는 중이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자 롯데의 방망이가 더 강했다. 롯데는 첫 경기에서 상대 선발 더스틴 니퍼트에 눌려 1-6으로 패했지만 2번째 경기부터 불을 뿜기 시작했다. 지난달 31일 롯데는 크리스 볼스테드를 포함한 두산 마운드를 맹폭해 장단 29안타로 23득점하고 23-1로 대승을 거뒀다.
29안타는 프로야구 역대 한 경기 최다안타 기록이다. 이전까지 최고 기록이 27개였으나, 롯데는 28안타로 신기록을 작성한 뒤 하나를 더 쳤다. 하나 차이로 30개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대단한 기록임에는 틀림없었다. 선발전원안타와 타점도 동시에 기록했는데, 이 역시 역대 7번째인 진기록이다.

이 경기에서 가장 빛났던 것은 정훈과 전준우였다. 테이블세터인 정훈과 전준우는 각각 6타수 6안타, 7타수 6안타로 12안타를 합작했고, 임종혁은 데뷔 첫 안타의 기쁨도 맛봤다. 중심타선 역시 모두 폭발해 23점이라는 많은 점수가 전광판에 찍힐 수 있었다.
볼넷 하나까지 더해 7번의 타석에서 100% 출루한 정훈은 9타석 연속 출루 기록을 갖고 1일 경기에 임했다. 이 경기에서도 정훈은 첫 4번의 타석에서 볼넷 2개와 2루타, 홈런으로 13타석 연속 출루해 이 부문 타이 기록을 세웠다. 이는 2003년 이호준(당시 SK)과 2007년 제이콥 크루즈(당시 한화)만이 가지고 있던 기록이었다.
정훈을 중심으로 한 롯데의 방망이는 2경기 연속으로 두산 마운드를 괴롭혔다. 노경은은 5경기 만에 5이닝을 버텼지만, 9점을 내준 뒤였다. 이어 나온 투수들을 상대로도 맹타를 퍼부은 롯데는 총 18안타로 14득점하며 14-5 승리해 힘으로 위닝 시리즈를 만들었다. 시리즈의 마지막 2경기에서 친 안타가 47개에 달할 정도로 롯데의 타선은 무시무시했다.
반면 두산 타선은 롯데 마운드를 만나 전과 같은 폭발적인 방망이를 선보이지는 못했다. 15경기 연속 두 자릿수 안타도 롯데를 만나 끊겼고, 1승 1패로 맞이한 시리즈 마지막 경기에서도 공격력에서 열세를 보였다. 무엇보다 마운드가 부진했지만, 타선 역시 기대만큼 터지지 않은 시리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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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