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석이 야심을 품었다. 40대 몸으로 20대 젊은 병사들과 함께 녹록지 않은 훈련을 받으면서 언제나 뒤처지기 일쑤였던 그가 ‘맨땅에 헤딩’을 시작한 것. 분대장이 되겠다고 주먹을 세게 쥔 ‘중년병사’ 서경석이 시청자들을 짠하게 했다.
서경석은 지난 1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진짜 사나이’에서 샘 해밍턴, 일반 병사 김경우와 분대장 선출을 위해 경쟁을 했다. 체력적으로 우위인 김경우가 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서경석은 다소 얕은 수를 써가며 분투했다. 후임들에게 급하게 친절하게 굴거나, 현실성이 떨어지는 공약을 남발했다. 물론 체력과 사격 검증이 분대장 선출의 기본적인 조건이었지만 서경석은 후임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노력했다.
서경석은 속이 뻔히 보이게 후임들을 챙겼고 얼토당토하지 않게 분대장에 대한 꿈을 여실히 드러냈다. 밥을 먹든 잠을 자기 전이든 분대장 선출에 대한 귀여운 야망을 숨기지 않은 것. 물론 결과적으로 분대장이 되지 못하고 부분대장으로 만족해야 했지만 서경석이 이 프로그램 출범 이후 처음으로 경쟁에 대한 욕심을 드러낸 것만으로도 분투기는 시선이 갔다.

사실 서경석은 박형식처럼 20대도 아니고, 김수로처럼 평소 강한 체력단련으로 20대 젊은 병사들과의 대결에서 뒤처지지 않는 능력자도 아니다. 때문에 언제나 체력 검증에서 하위권이었고, 그가 훈련을 받는 모습은 웃음보다는 짠한 감정이 유발됐다. 다른 출연자에 비해 폭발력 있는 화제성을 가진 것은 아니었지만 언제나 진정성 있는 군체험으로 시청자들에게 감동과 재미를 선사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그의 재입대를 응원했던 것은 그가 누구보다도 열심히 했고, 누구보다도 따뜻한 시선으로 선후임과의 훈훈한 분위기를 만들었다는 점이다. 새파랗게 어린 선임들에게 깍듯하게 대하면서도 인생 선배로서 조언을 아끼지 않고, 후임들의 고충을 들어주는 따스한 상담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때문에 간만에 대놓고 윗자리에 대한 욕심을 표현하고, 분대장이 되기 위해 열을 가하는 서경석의 귀여운 야망에 응원을 할 수밖에 없었다. 눈에 띄는 잘생긴 외모도, 언제나 활약하는 에이스 병사도 아니지만 평범한 ‘중년 병사’ 서경석이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한편 스타들의 군체험을 다루는 ‘진짜사나이’는 김수로·서경석·샘 해밍턴·제국의 아이들 박형식·천정명·박건형·케이윌·헨리가 출연한다. 이날 방송은 박형식이 부상으로 인해 치료에 전념하느라 참여하지 못한 가운데 열쇠부대에 전입한 멤버들의 모습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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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