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정도전' 클라이막스가 남았다..정도전vs이방원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4.06.02 07: 23

역사 그대로 그려내는 정통 사극이 이렇게 흥미진진할 수 있을까.
KBS '정도전'이 클라이막스로 발빠르게 진입하고 있다. 지난주 정몽주(임호 분)의 죽음이 불러온 화제가 채 꺼지기도 전에, 드라마는 벌써 새 나라를 세우고 왕자의 난에 돌입할 기세다.
지난 1일 방송에서 이성계(유동근 분)는 벌써 세자로 의안군을 책봉하고, 이방원(안재모 분)은 보위에 오르겠다는 야심을 반짝였다. 이제 남은 건 최고조로 높아질 갈등과 피의 향연이다.

정도전(조재현 분)은 이날 방송에서 이방원에게 완전히 등을 돌린 상황. 이방원은 자신이 무릎까지 꿇고 부탁한 일을 외면한 정도전에 분노를 표했지만 정도전은 "이건 정치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성계는 이방원에게 "네가 임금감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 전쟁터에서 적을 이기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뭔 줄 아느냐. 싸오기도 전에 적이 제 풀에 항복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건 칼로 하는 게 아니라, 마음으로 하는 것이지. 네 임금되는 공부는 안 했어도 이거는 안다. 임금은 칼이 아니라 마음이다. 그런데 너한테는 그 마음이 없다. 그래서 너는 임금감이 아니다"라고 말하며, 이방원이 야망을 채우기 위해선 '피'가 필요할 수밖에 없음을 암시했다. 
악역으로 보일 수 있지만 이방원도 나름의 설득력을 가졌다는 점에서, 이입을 가능케 했다. 야심을 위해 살인도 서슴지 않은 그지만, 자신의 뜻을 위해서 간절하게 굽힐 줄도 알았다. 이방원은 정도전에게 "처음부터 숙부님과 저와의 뜻은 같았다. 민본을 위한다는 길이 같으니 우리는 다시 만날 거다. 그게 지금이 됐으면 좋겠다. 숙부님의 뒤를 받쳐줄 강력한 왕권이 필요하다. 그게 소생이 될 것이다"라고 설득했다. 또 무릎을 꿇으며 "지금만큼은 왕자가 아니라 숙부님을 진심으로 따랐던 제자로 드리는 말이다. 도와달라"고 간절하게 말했다.
이같은 모습은 이후 정도전과 대립할 수밖에 없는 위치에 선 이방원에게 인간적인 모습을 부여한다. 그는 의안군 책봉에 있어 중전을 의심하는 아내 민씨(고나은 분)에게도 "그럴리가 없다. 두 번 다시 그런 말 하지 말아라. 어마마마를 모함하는 언사는 참을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방원의 캐릭터가 사니까, 향후 클라이막스가 더 기대된다. 드라마 초반부터 차근차근 대업의 필요성을 보여온 정도전과 그에게 맞서야만 하는 이방원의 대립은 필수적. 단순한 선과 악의 대립이 아니라는 점에서, 인물들이 각자 나름의 당위성을 갖고 움직인다는 점에서 클라이막스는 더 뜨거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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