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여행의 발자취를 그대로 따라간 '1박2일'이 또 한 번 웃음과 감동을 선사했다. 어디선가 본 듯한 현상을 가리키는 데자뷔라는 이름을 붙인 이번 여행은 사실 재탕으로 치부될 수 있는 단순한 구성도 '1박2일'이라는 탄탄한 프로그램 안에서는 풍성하게 다시 살아나는 위력을 보여줬다.
지난 1일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 1박2일'에서는 충북 영동으로 첫 녹화 데자뷔 여행을 떠난 김주혁 김준호 차태현 데프콘 김종민 정준영의 모습이 그려졌다. 첫 녹화 데자뷔 여행이라는 그럴듯한 이름이 있었지만, 이는 '1박2일' 애청자라면 모두 기억하는 '1박2일'의 첫 여행 그대로를 재연한 여행으로 사실 특별함을 느낄 수 없는 여행이기도 했다.
하지만 '1박2일'은 마스코트 상근이의 아들 호야를 등장시키고, 또 '1박2일' 시즌1 멤버 '은초딩' 은지원을 모닝엔젤로 섭외하면서 각 시즌의 다리 역할을 하는 차태현, 김종민 등의 멤버들과 함께 '1박2일'의 역사를 아우르는 색다른 시간을 선사했다.

'1박2일' 시즌3은 지난 2월 서울 시간여행 편에서 복고 감성을 건드리면서 부모님의 젊은 시절과 현재의 멤버들이 한 공간에 있는 있는 듯한 감각적인 연출로 호평을 얻은 바 있는데, 이번에 진행된 첫 녹화 데자뷔 여행도 그런 복고 감성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었다. 특히 KBS의 간판 프로그램이자 장수 프로그램인 '1박2일'은 그 자체를 다시 추억한다는 것만으로도 그 시절의 감성과 향기를 상기시키며 각종 신상 예능프로그램들 사이에서 '1박2일'이 가진 저력을 확인시켰다.
유호진 PD는 시즌3의 출범에 앞서 프로그램의 경쟁력과 관련한 질문에 "'1박2일은 이미 160번의 여행을 다녀왔다. 늘 막장에서 더 파들어가는 느낌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프로그램은 언제나 주기가 있다고 배워왔다. 고비를 이미 지났다는 점이 장점이다"라며 "여행을 다닐 때, 함께 가는 사람에 따라 달라진다. 어디를 가느냐보다 누구와 가느냐가 중요하다. 사람이 달라졌으니 같은 장소에 가도 다른 느낌을 전달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 같은 유호진 PD의 설명에 꼭 들어맞는 이번 특집은 이미 고갈된 소재라는 단점을 그대로 노출시키면서도 '1박2일'의 상징인 강호동을 따라잡는 멤버들의 모습도 식상함이 아닌 신선함으로 다가오는 힘을 발휘했다. 또 '1박2일' 첫 여행과 교차 편집되며 보였던 원년멤버 김종민은 물론 동네 주민까지 그대로인 '1박2일'은 여행지가 가지고 있는 특별한 힘과 사람과 여행이 있는 '1박2일'의 무한한 가능성을 알게 했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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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