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두 영입한 KCC, ‘KBL판 마이애미’ 될까?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06.02 07: 32

김일두(32)마저 영입한 KCC가 KBL판 마이애미 히트를 꿈꾸고 있다.
최근 KCC는 KGC인삼공사와 김일두와 하재필(27)을 맞교환하는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취약포지션인 파워포워드를 메우기 위한 조치다. KCC는 이미 사인&트레이드로 강병현과 장민국을 내주고 김태술을 영입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KCC는 각 포지션에 모두 리그정상급 선수가 포진한 ‘드림팀’이 됐다.
김일두는 “허재 감독과 단장님이 강력하게 날 원했다고 하더라. 거기에 부응하려면 죽기 살기로 열심히 해서 보여줘야 한다. 작년에 너무 부진했다. 올해 열심히 해서 ‘사이클 선수’가 아닌 다시 열심히 뛰는 ‘해머’ 김일두가 되겠다. 독을 품고 있다”면서 강한 의지를 보였다. 김일두는 스타군단 KCC의 일원이 되기 위해 연봉을 대폭 삭감할 뜻까지 전했다.

올해 미국프로농구(NBA)에서 3연패에 도전하는 마이애미는 르브론 제임스, 드웨인 웨이드, 크리스 보쉬 ‘빅3’가 건재하다. 여기에 마리오 챠머스, 레이 앨런, 노리스 콜을 비롯해 유도니스 하슬렘, 라샤드 루이스, 크리스 앤더슨까지 롤플레이어들의 활약도 대단하다. ‘빅3’만 잘한다고 우승이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다. 우승을 위해서는 나머지 퍼즐조각들이 척척 들어맞아야 한다.
KCC 역시 김태술, 김민구, 하승진의 ‘빅3’가 결성됐다. 지난 시즌 득점왕 타일러 윌커슨과도 재계약 합의를 마쳤다. 여기에 김일두는 KCC가 원하는 마지막 조각이 될 수 있다. 다치기 전 김일두는 이현호와 함께 외국선수를 가장 잘 막는 빅맨이었다. 힘과 스피드가 좋은 김일두는 순발력이 떨어지는 221cm의 초대형센터 하승진의 약점을 메워줄 수 있다.
김일두와 하승진은 매치업에 따라 상대 외국선수를 번갈아가면서 상대할 수 있다. 이 때 득점왕 윌커슨은 3번으로 뛰면서 국내선수와 붙는 이점을 누릴 수 있다. 윌커슨을 혼자 막을 수 있는 국내선수는 거의 없다. 그렇다고 섣부른 도움수비를 가면 3점슛을 맞게 된다. 외곽에 국가대표 김태술과 김민구가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유기적인 로테이션만 잘된다면 다른 팀들이 공수에서 KCC를 상대하는 것은 매우 어렵게 됐다. 더구나 수비자 3초룰 폐지로 하승진은 페인트존에 집을 짓고 살 전망이다.
김일두의 3점슛 능력은 KCC에서 더 빛을 발할 수 있다. 지난 시즌 KCC는 3점슛 능력이 있는 장민국으로 짭짤한 재미를 봤다. 장민국이 외곽에 포진해 열린 공간에서 윌커슨과 김민구가 마음껏 1 대 1을 했다. 김일두의 3점슛이 들어가기 시작하면 더블팀을 유발하는 하승진의 능력이 더 빛을 발하게 된다. KCC에서 김일두는 ‘하드워커’ 하슬렘과 ‘외곽형 빅맨’ 루이스의 역할을 동시에 맡게 되는 셈이다.
더욱 무서운 점은 KCC의 전력보강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하승진과 윌커슨의 존재로 KCC는 외국선수 트라이아웃에서 타 구단에 비해 선택의 폭이 굉장히 넓다. 하승진의 쉬는 시간을 위해 리바운드와 수비가 좋은 장신센터를 지목할 수 있다. 올해 무려 9명의 외국선수가 재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KCC가 좋은 선수를 데려갈 확률은 더욱 높다.
‘뽑기의 달인’ 허재 감독이 신인드래프트에서 국가대표 포워드 이승현(22, 고려대)을 뽑을 가능성도 있다. 김일두를 데려오면서 신인드래프트에서 융통성도 좋아졌다. 이승현, 김준일 등 수준급 신인빅맨을 놓치더라도 유일한 약점인 정통슈터를 보강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KCC는 레이 앨런까지 보유한 진정한 마이애미가 될 수 있다.
김일두는 “KCC의 멤버들이 좋다. 김태술과 함께 다시 한 번 반지를 끼어보고 싶다”면서 우승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최강조합을 구성한 KCC가 다음 시즌 왕조 모비스의 3연패에 제동을 걸 수 있을지 관심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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