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 인터뷰] ‘특급 대타’ KIA 이종환, “맞아서라도 출루”
OSEN 이우찬 기자
발행 2014.06.02 06: 05

“몸에 맞아서라도 살아나가겠다.”
KIA 타이거즈 외야수 이종환(28)은 전문 대타 요원이다. 6회부터 몸을 푼다. 경기에 나갈 수도 있고 못 나갈 수도 있다. 그래도 항상 준비해야 한다. 타격감 조율과 몸 상태 관리가 주전 선수보다 힘들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종환의 활약은 놀랍다. 이종환은 선발 출전과 대타를 오고가며 올 시즌 41경기에 나와 59타수 23안타 타율 3할9푼 1홈런 14타점을 기록했다. 특히 대타 타율은 시즌 타율보다 높은 4할2푼9리에 달한다. 교체 출전까지 포함하면 27타수 12안타 타율 4할4푼4리 1홈런 9타점이다.

이종환은 “몸에 맞아서라도 살아나가겠다”고 말했다. 나지막한 목소리로 몸을 사리지 않겠다고 담담하게 말하는 이종환. 지난 2009년 신고 선수로 입단한 이종환은 올해 프로 6년차 시즌을 맞고 있다. 지난 2009년 9월 16일 2군 광주 히어로즈전에서는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종환이 대타로 살아가는 법은 어떨까. 지난 1일 광주구장에서 이종환을 만났다.
- 5월 31일 경기에서 9회 대타로 나와 홈런을 때렸다. 노림수가 있었나.
▲ 노리지는 않았다. 대타로 타석에 들어가지 전에 타격코치님께서 구종을 알려주신다. 투수마다 주무기를 알려주신다.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운이 좋았다. 직구 타이밍에 방망이가 나가서 조금 빨랐지만 포크볼이 가운데 몰렸다. 시즌 첫 홈런이라 기분 좋았다. 넘어갈줄 몰랐다.
- 대타로 출전하면 불규칙적일 수밖에 없다. 타격감 조율은 어떻게 하는지.
▲ 항상 운동 한 시간 전부터 실내에서 배팅 연습을 한다. 또 경기 끝나고 30분 배팅 연습을 하고 간다. 일본 스프링캠프에 다녀온 이후 한 번도 거르지 않고 그렇게 하고 있다.
- 결정적인 상황이나 9회 등 경기 후반에 주로 나간다. 어떤 마음으로 타석에 들어가나.
▲ 대타로 나가서 큰 걸 노리지는 않는다. 거의 항상 선두 타자로 나가니까 살아만 나가려고 한다. 출루가 중요하다. (전날 같은 경우) 오랜 만에 운이 좋아서 큰 타구가 나왔다. 
- 선두 타자로 나갈 때와 주자 있을 때 다른 점이 있다면.
▲ 선두 타자로 나가면 섣불리 못 친다. 공을 고르게 되고 볼넷이라도 얻어서 출루하려고 노력한다. 주자 있을 때에는 공격적으로 나간다.
- 경기 막판 대타로 나가면 상대팀 필승조 투수와 자주 만나게 되는데.
▲ 공이 너무 빠르다. 만날 느린 것만 치다가 나가면 항상 150km다. 감이 정말 없다. 보통 3시간 넘게 앉아 있다가 나가다 보니까 감이 없다. 그 시간 동안 덕아웃에서 파이팅 하고 6회부터 몸을 풀기 시작한다.
- 타격코치께서 어떤 점을 조언해주나.
▲ 타격코치님께서 타석에 들어서기 전에 항상 구질을 알려주신다. 코치님께서 수첩을 갖고 계신다. 뭐가 주무기인지 알려주시고 투수의 성향도 알려주신다. 타석에 들어가기 전 구종을 인지하고 들어간다.
- 지난달 20일 광주 LG전 7회 2사 만루에서 2타점 대타 역전 결승타를 터뜨렸다. 만루에 대타로 들어서면 어떤가.
▲ 만루에서는 많이 떨린다. 자주 있는 것도 아니고 가끔 있다 보니까 그렇다. 그 때 당시 직구였고 타구가 먹혔는데 운이 좋았다.
- 스프링캠프 때 어느 부분에 집중했나.
▲ 바깥쪽 공을 못 쳐서 밀어 때리는 연습을 했다. 바깥쪽만 계속 밀어 쳤다. 그전에는 바깥쪽 공을 거의 치지 못했다. 그런데 연습하다 보니까 맞기 시작했다.
- 야구 인생의 모토가 있다면.
▲ 결혼하고 나서 애기 낳고부터 책임감이 많이 커졌다. 결혼하기 전에는 잘 하려고만 했다면 지금은 잘하는 것을 떠나서 열심히 하려고 마음먹고 있다.
- 남은 시즌 목표가 있다면.
▲ 대타니까 나갈 때마다 최소한 못하더라도 몸에 맞아서라도 살아만 나가겠다. 살아만 나가면 된다. 9회 선두 타자로 주로 나가니까. 또 이 타율을 유지하는 게 목표다. 끝까지 유지하는 게 어렵다. 이걸 유지하는 게 목표다.
- 몸 상태는 어떤가. 아픈 데는 없나.
▲ 조금씩 아파도 참고 해야 한다. 손 같은데 통증은 있다. 아내가 보약을 챙겨주고 있다. 아침에 나올 때 딸아이를 보고 나온다. 힘들어도 딸보고 버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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