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마운드에 태양이 뜨겁게 솟아올랐다. 우완 유망주 이태양(24)이 프로 데뷔 첫 승을 신고하며 에이스로 발돋움하고 있다.
이태양은 지난 1일 대전 SK전에서 7이닝 5피안타(1피홈런) 1볼넷 6탈삼진 1실점 역투를 펼치며 한화의 시즌 팀 최다 6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이 승리는 이태양이 프로 데뷔 5년, 42경기 만에 거둔 첫 승으로 장식됐다. 첫 승을 6연패 탈출 경기에서 거두며 아주 강한 인상을 남겼다. 연패 스토퍼이자 에이스로의 비상을 알리는 역투였다.
이태양은 첫 승을 거둔 후 "이제 새로운 시작이다. 1승은 숫자에 불과하다"며 타선·불펜 지원 부재로 첫 승이 늦어진 것에 대해서도 "그건 괜찮다. 선발로 자리를 잡는 게 중요했다"고 의젓한 대답을 내놓았다. 선발로 나온 최근 5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 3경기 포함 평균자책점 3.81로 호투했지만 첫 승은 이날에야 힘겹게 따냈다.

그는 지난달 27일 대전 NC전에서 3이닝 10피안타(1피홈런) 2탈삼진 7실점(6자책)으로 뭇매를 맞고 패전투수가 됐지만 전혀 굴하지 않았다. 이태양은 "선발로 많은 경기를 나서다 보면 맞는 날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딱 그날 경기였다"며 "상대를 피하지 않고 칠테면 쳐봐라는 생각으로 던졌다. 패배에 대한 기억은 다음날에 잊었다"고 말했다.
정민철 투수코치도 "선발투수를 하다 보면 1년에 2~3경기는 안 되는 날이 있다. 그날도 NC 타자들이 잘 친 것이다. 볼넷이 없었다는 점에서 좋았다"고 그의 기를 북돋아줬다. 올 시즌 이태양은 42⅓이닝 동안 볼넷이 10개 뿐으로 9이닝당 2.13개에 불과하다. 이태양도 "볼넷은 정말 주고 싶지 않다"고 볼넷 혐오증을 드러내 보였다.
오히려 NC전 패배는 그에게 하나의 교훈으로 작용했다. "그동안 직구 위주로 투구했는데 상대에서도 분석을 하고 들어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포크볼 외) 슬라이더·커브도 많이 던졌다"는 게 이태양의 말. SK전에서 이태양은 직구(60개)와 함께 포크볼(31개) 슬라이더(15개) 커브(7개) 등 변화구 비율을 거의 비슷하게 가져갔다.
첫 승과 함께 가족들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그는 "할아버지·할머니·부모님이 생각난다. 특히 할아버지·할머니는 내가 나오는 날마다 경기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기도하신다. 그러지 말라고 해도 가슴 졸이시며 경기를 보신다. 원래 오늘 야구장에 모시려고 했는데 초파일이라 절에 가셨다. 다음주 야구장에 모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양은 "첫 승을 한 오늘(1일)을 잊지 않겠다. 다치지 않고 시즌 끝까지 선발 자리를 지키고 싶다"며 "한화하면 이태양이라는 선발투수가 있다는 것을 누구나 알 수 있는 투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김응룡 감독도 "이태양의 첫 승을 축하한다. 앞으로 한화의 기둥이 되어주길 바란다"고 덕담을 건넸다. 이태양이 뜨자 한화의 미래도 환히 밝아졌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