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아섭을 키운 8할, ‘비교대상의 차이’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06.02 13: 00

손아섭(26, 롯데 자이언츠)은 프로야구선수 중에서도 야구욕심이 많은 선수로 통한다. 많은 선수들이 노력하고 있지만, 손아섭을 첫 손에 꼽는 이들도 많을 것이다.
손아섭은 좀처럼 만족하지 않기로 소문난 선수다. 최다안타왕을 2번이나 차지하고 홈런을 제외한 모든 부분에 재능을 보이는 데다 3년 연속 골든글러브를 수상해 명실상부 리그 최고 외야수로 이름을 떨치고 있음에도 손아섭은 만족하지 않는다. “지금처럼만 했으면 좋겠다”는 식의 말은 절대 하지 않을 선수다.
그 바탕에는 스스로를 몰아세우는 냉정함이 있다. 손아섭은 각 방면에서 최고의 위치에 있는 선수와 자신을 비교한다. 그렇기에 항상 부족한 면만 보인다. 손아섭에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묻자 “해결 능력이다. 나는 냉정하게 보면 해결사 유형은 아니다. 출루를 해서 연결하는 능력은 괜찮지만, 박병호, 강정호(이상 넥센), 김현수(두산) 형 같은 선수들과 비교해 해결하는 능력은 떨어진다”고 답했다.

스스로 진단한 해결능력의 부재는 팀 성적에 대한 애착과도 직결된다. 손아섭은 “개인성적은 좋을지 몰라도 팀이 연패였을 때 왜 내가 승리를 안기지 못했을까 생각하니 만족할 수 없다”며 자신의 힘으로 해결하지 못한 경기들이 왜 자신을 목마르게 하는지도 설명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해결력을 박병호, 강정호, 김현수와 같은 리그 정상급 타자와 비교했다는 점이다. 절대 리그 평균치를 놓고 그 이상이라고 해서 안주하는 법이 없다. 만약 손아섭에게 도루에 관한 질문을 던졌다면 도루왕을 차지한 경험이 있는 이대형(KIA), 오재원(두산), 김종호(NC) 등의 이름을 거론하며 여전히 부족하다고 말했을지 모른다.
손아섭은 “난 부족한 3번타자다”라고 말한다. 관점의 차이다. 손아섭은 “사람들은 내가 엄살을 부린다고 하지만, 내 성적을 팀 내에서 비교하면 안 된다. 다른 팀의 정상급 외야수나 3번타자를 보면 나보다 좋은 타자들이 많다. 내가 스스로 야구를 못한다고 하는 것은 그런 이유다”라고 이야기한다.
손아섭이 하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 지금의 손아섭을 키운 건 8할이 ‘비교대상의 차이’였다는 점을 느낄 수 있다. 야구선수뿐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을 평균이나 최악과 비교한다. 그리고 그 결과에 따라 만족하거나 혹은 만족하지 못하는 마음을 갖는다.
하지만 손아섭은 비교대상의 차별화를 통해 스스로를 발전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 생기도록 했다. 자세히 묻지는 않았지만 손아섭의 마지막 목표는 자신이 하는 모든 플레이에 걸쳐 더는 비교할 대상이 없게 만드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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