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 후 3연승’ 류현진, 휴식이 보약이었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6.02 06: 08

류현진(27, LA 다저스)이 복귀 후 3연승을 내달렸다. 단순한 승리뿐만 아니라 경기 내용, 향후 전망 등에서도 긍정적인 신호를 여기저기서 남겼다. 휴식이 보약이 됐음을 추측할 수 있는 부분이다. 힘을 축적했으니 이제 앞으로 달릴 일이 남았다.
류현진은 1일(이하 한국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경기에서 6이닝 동안 109개의 공을 던지며 10피안타 4탈삼진 무사사구 2실점으로 호투, 시즌 6승(2패)째를 따냈다. 자신의 메이저리그(MLB) 데뷔 후 20번째 승리이기도 했다. 평균자책점은 종전 3.10에서 3.09로 낮아졌다.
10개의 피안타가 이야기하듯 그리 쉬운 경기는 아니었다. 그러나 위기관리능력이 워낙 뛰어났다. 득점권 위기에서 맞이한 7번의 타석에서 단 1안타만을 허용하며 피츠버그의 발목을 붙잡았다. 주자가 있을 때 더 강해지는 류현진 특유의 장점이 그대로 드러난 경기였다. 팀 타선도 경기 초반부터 활발하게 터지며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모처럼 여유 있게 관전할 수 있었던 경기였다.

이로써 류현진은 왼 어깨 통증에서 복귀한 이후 가진 3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따냈다. 류현진은 지난 4월 28일 콜로라도전 이후 한국에서 뛰던 시절에도 문제가 있었던 왼 어깨 통증을 호소했고 결국 부상자 명단(DL)에 올랐다. 20일을 넘게 쉬었다. 그러나 복귀전이었던 5월 22일 뉴욕 메츠전에서 6이닝 2실점, 5월 27일 신시내티전에서 7⅓이닝 3실점, 그리고 1일 피츠버그전까지 모두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며 3승을 쓸어담았다.
피안타율이 다소 높다는 점은 있지만 27일 신시내티전에서 드러났듯 구위 자체는 힘이 붙은 모습이다. 류현진은 올 시즌 호주 개막전 출전, 그리고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의 부상으로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야 했다. 그 피로도는 구속 등을 포함한 전반적인 구위, 그리고 왼 어깨 통증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차라리 20일을 푹 쉰 것이 현명했다는 것은 복귀 후 3경기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
구속은 상징적이다. 22일 당시 류현진의 직구 평균 구속은 91.5마일(147.3㎞)로 DL에 오르기 전보다 약 1마일 정도가 빨랐다. 27일 신시내티전에서는 최고 95마일(153㎞)을 여러 차례 찍는 등 올 시즌 들어 가장 빠른 공을 던졌다. 1일 경기에서도 최고 구속이 94마일(151.3㎞)까지 나오는 등 구속 자체는 큰 문제가 없었다. 3경기가 4일 간격으로 벌어졌다는 점, 낮 경기가 끼어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정도의 수치 저하는 지난해에 비해 양호하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
이처럼 몸 상태에 대한 우려를 깨끗하게 지운 류현진은 이번에는 5일을 쉰 뒤 7일 콜로라도와의 원정 경기에서 7승에 도전할 예정이다. 그 다음은 12일 신시내티 원정, 17일 콜로라도와의 홈경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두 경기 모두 4일 휴식 후 등판이라는 점은 있지만 지난해와는 다르게 20일 가량을 푹 쉰 류현진이라 힘 자체는 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전망이다. 체인지업의 재정비 등 과제를 잘 풀어나간다면 20일 휴식이 아쉽지 않을 정도의 승수 쌓기도 그릴 수 있는 시나리오다.
skullboy@osen.co.kr
다저스타디움(LA)=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