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나카 마사히로(26, 뉴욕 양키스)의 질주가 좀처럼 멈추지 않는다. 아메리칸리그에서 세 번째로 8승 고지에 올랐고 평균자책점도 1위를 질주하고 있다. 더 도드라지는 기록은 퀄리티 스타트(QS, 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다. 100% QS를 달성한 리그 유일의 투수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다나카는 1일(이하 한국시간)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8이닝 동안 106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 2볼넷 9탈삼진 1실점(비자책)을 기록했다. 사실 팀 타선이 7회까지 1점밖에 지원하지 못해 승리 여부는 불투명했으나 마지막 8회 2점을 내며 다나카의 8승 요건을 만들어줬다.
이로써 다나카는 마크 벌리(토론토), 릭 포셀로(디트로이트)에 이어 아메리칸리그에서 세 번째로 8승 고지를 밟은 선수가 됐다. 평균자책점은 종전 2.29에서 2.06으로 더 낮아졌다. 2위 소니 그레이(오클랜드, 2.31)와의 격차를 더 벌리며 아메리칸리그 평균자책점 1위를 질주했다.

다나카는 평소대로 자신의 투구 내용에 대해 후한 점수를 주지 않았으나 주위의 시선은 달랐다. 경기 후 찬사가 이어졌다. 조 지라디 양키스 감독은 “에이스의 몫을 하고 있다. 책임감도 강하다. 많은 이닝을 소화하며 1실점으로 막았는데 완봉을 하지 못한 자신에게 분노를 느낄 정도다. 그것이야말로 에이스다”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적장인 론 가든하이어 미네소타 감독은 “선수들이 다나카의 스플리터가 사라진다고 하더라”고 혀를 내둘렀다.
한편 다나카는 이번 경기 승리로 의미 있는 기록을 이어갔다. 다나카는 올 시즌 11번의 선발 등판에서 모두 QS를 기록했다. 사실 QS 자체가 아주 뛰어난 피칭과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6이닝 이상을 소화했다는 점에서 선발투수의 임무를 어느 정도 했다고 볼 수 있고 3실점 이하는 팀 승리의 발판을 놨다고 해석할 수 있다. 양키스의 선발 로테이션이 부상으로 사정없이 흔들리고 있다는 측면에서 100% QS는 8승 못지않은 의미다.
1일 현재 올 시즌 등판 경기에서 모두 QS를 기록한 투수는 양대 리그를 통틀어 다나카 뿐이다. 소니 그레이가 11번의 등판에서 10차례의 QS를 기록하며 91%의 비율을 보유하고 있고 다르빗슈 유(텍사스, 8회, 89%), 펠릭스 에르난데스(시애틀, 10회, 83%)도 100% 행진은 일찌감치 깨졌다. 내셔널리그에서는 조니 쿠에토(신시내티)와 훌리오 테헤란(애틀랜타)가 11번의 QS를 기록했으나 역시 한 차례씩 QS를 놓쳤다.
이에 다나카가 이 기록을 어디까지 이어갈지도 큰 관심을 모으게 됐다. 아시아 선수 연속 경기 QS 기록은 2001년 4월 25일부터 7월 6일까지 15경기 연속 QS를 기록한 박찬호(당시 LA 다저스)가 가지고 있다. 다나카가 데뷔 시즌부터 아시아의 MLB 전설에 도전할 수 있을지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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