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 차범근-박지성의 특별한 '11분'..박지성 자선경기서 '호흡'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4.06.02 22: 02

한국 축구의 두 전설이 나란히 그라운드를 누비는 진귀한 장면이 연출됐다. '차붐' 차범근(61) SBS 해설위원과 최근 현역 은퇴한 박지성(33)이 시대를 초월하는 역사적인 만남을 가졌다. 무대는 박지성 자선경기였다.
박지성 프렌즈(JS 프렌즈)는 2일 오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글로라 붕카르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 아시안 드림컵 박지성 자선경기서 인도네시아 올스타에 2-3으로 석패했다.
박지성 프렌즈는 '주장' 박지성을 비롯해 이탈리아 '빗장수비'를 대표하는 잔루카 잠브로타, 정대세, 남태희, 이정수, 김상식, 황진성과 '런닝맨' 멤버 이광수 등이 선발 출격했다.

'전설' 차범근 SBS 해설위원은 벤치에서 대기하며 교체 출격을 노렸다. 브라질월드컵을 앞두고 해설 준비에 여념이 없었지만 박지성의 출전 부탁을 흔쾌히 허락하며 의미있는 일에 동참했다.
'레전드' 차범근 위원과 박지성의 만남은 쉽게 성사되지 않았다. 선발 출격한 박지성이 전반 33분 지석진과 교체 아웃되며 둘의 만남은 어긋나는 듯했다.
후반 들어 기다리고 기다렸던 특별한 만남이 성사됐다. 체력을 비축한 박지성이 후반 15분 재차 그라운드를 밟았다. 차범근 위원도 후반 34분 석현준과 바통을 터치하며 실로 오랜만에 선수로 출격했다.
차범근 위원과 박지성은 한국을 넘어 아시아 축구의 레전드로 기억된다. 차범근은 1980년대 '차붐'이라고 불리며 독일 분데스리가 무대를 장악했다. 박지성은 2000년대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기둥으로 활약했다.
그런 둘의 만남이었으니 기대감은 당연했다. 세대를 아우르는 두 전설의 호흡은 꽤나 인상적이었다. 공을 주고 받는 자체만으로도 축구 팬들의 마음을 충분히 설레게 했다.
차범근 위원은 최전방 공격수로, 박지성은 중앙 미드필더로 그라운드를 누볐다. 후반 36분 중앙선 부근에서 박지성의 패스가 차범근에게 연결되는 장면은 30년의 시간을 초월하는, 한국 축구의 두 역사가 처음으로 교감하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그렇게 짧지만 강렬했던 두 영웅의 만남은 10여 분만으로도 크나큰 울림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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