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메네스-박종윤-최준석 공존법은 외야전향?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4.06.03 06: 04

롯데는 올 시즌을 앞두고 전력보강을 하며 최우선 과제로 삼았던 것이 바로 공격력 강화였다. 당시 김시진 감독은 "포지션에 관계없이 잘 치는 선수를 외국인타자로 영입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사실 롯데 야수진의 빈자리는 외야수였다. 그렇지만 공격력을 갖춘 외야수는 몸값이 너무 비쌌고 마땅한 선수도 없었다. 결국 롯데의 선택은 루이스 히메네스였고, 그 선택은 대성공을 거뒀다. 히메네스는 38경기에 출전, 타율 3할7푼7리(146타수 55안타) 11홈런 44타점으로 롯데 중심타선을 책임지고 있다.
시즌을 시작할 때 롯데의 구상은 히메네스와 최준석이 1루와 지명타자를 도맡고 박종윤을 대타나 교체요원으로 활용하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최준석의 시즌 초반 부진, 그리고 박종윤의 빼어난 활약에 롯데는 행복한 고민을 하게 됐다. 최준석은 올 시즌 타율 2할3푼2리(99타수 23안타) 5홈런 19타점에 그치고 있는 반면 박종윤은 타율 3할2푼7리(150타수 49안타) 4홈런 26타점을 기록 중이다.

이제까지 롯데는 박종윤을 주전 1루수로, 히메네스를 지명타자로 기용했고 그러면서 최준석의 활용법이 애매해졌다. 올 겨울 롯데는 4년 총액 35억원에 최준석을 영입했는데 구단에서 거액을 투자한 선수를 계속해서 대타 요원으로만 쓸 수는 없다. 히메네스, 박종윤의 페이스가 계속해서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지금처럼 최준석을 기용한다면 타격 컨디션이 빨리 돌아오기도 힘들다.
때문에 올 시즌을 앞두고 김 감독이 내놓은 복안은 박종윤의 외야 전향이다. 확고부동한 주전 좌익수가 없는 가운데 박종윤이 외야로 출전 가능하다면 히메네스, 그리고 최준석 등 3인방의 동시출장이 가능하다. 그렇지만 막상 박종윤이 수비훈련을 해보니 외야 겸직이 쉽지만은 않았다. 박종윤의 포구는 나쁘지 않았지만 타구판단에는 애를 먹었다.
김 감독은 "차라리 히메네스가 외야수로 나갔을 때 (박종윤보다) 잘할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실제로 히메네스는 마이너리그 517경기 가운데 외야수로 52경기를 뛴 경험이 있다. 마지막으로 외야수로 출전한 건 2008년 트리플A에서 좌익수로 3경기에 출전한 것이 전부다. 그래도 좌익수 17경기, 중견수 24경기, 우익수 11경기의 경험이 있다.
히메네스는 지난 주말 두산과 가진 원정 3연전에서 외야 수비연습을 하기도 했다. 물론 히메네스의 외야 겸직이 당장 이뤄질 일은 아니다. 잘하고 있는 선수는 굳이 건드리지 않는 것이 불문율이기도 하다. 히메네스의 외야 수비연습은 일종의 보험인 셈이다.
만약 상황에 따라 히메네스나 박종윤이 외야로 출전하는 경기가 생긴다면 롯데 타선은 한층 강해지는 게 사실이다. 김 감독은 "그렇게만 된다면 손아섭이 1번, 히메네스-박종윤-최준석이 중심타선에 들어갈 수 있다"고 했지만 "그래도 수비가 불안하면 경기를 할 수가 없다. 실제로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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