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장수 다큐멘터리 ‘휴먼다큐 사랑 2014’가 올해 기획된 4부작을 모두 마무리했다. ‘5월의 선물’로 불리는 이 프로그램은 올해도 어김 없이 시청자들을 울렸다. 세월호 참사로 시름에 빠져 있는 시청자들에게 ‘휴먼다큐 사랑’이 선물한 감동과 위로는 이 다큐멘터리의 존재 가치를 증명했다. 덕분에 한달이 행복했다.
지난 2일 종영한 ‘휴먼다큐 사랑 2014’는 특별히 역경 속에 놓인 아이들과 이들을 사랑하는 가족을 다뤘다. 마지막 이야기는 ‘말괄량이 샴쌍둥이’(연출 유해진) 편으로 머리가 붙은 채 태어났지만 주어진 장애와 고통을 누구보다도 밝고 씩씩하게 이겨내는 9살 쌍둥이 자매의 모습을 다뤘다. 아이들의 존재 자체가 행복하고, 가족이 축복이라고 말하는 이들의 모습에서 진짜 사랑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배우 박유천의 따스한 목소리로 전달된 이들의 이야기는 흐뭇한 미소를 숨기질 못하게 했다.
이 뿐만이 아니었다. 올해 ‘휴먼다큐 사랑’은 뇌병변장애를 앓고 있는 듬직이와 아동보육시설 삼혜원 친구들의 눈물겨운 우정을 담은 1부 ‘꽃보다 듬직이’를 시작으로 감동과 기쁨을 선사했다. 뇌종양을 앓고 있지만 누구보다 씩씩하게 투병 중인 연지 가족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2부 ‘날아라 연지’, 희귀백혈병과의 사투를 이겨낸 수현이 가족의 사연을 담은 3부 ‘수현아, 컵짜이 나’까지 고난 속에서도 희망을 찾으며 달려가는 아이들과 가족들의 사랑을 담백하게 전달했다. 이 다큐멘터리가 슬픈 이야기를 다루면서도 행복을 논하는 그래서 희망적인 감동이 있기에 가능한 주제였다.

‘휴먼다큐 사랑’은 매년 사랑이라는 주제를 통해 인간 내면의 가치와 진정한 삶의 의미를 되새기고 있다. 2006년 5월 첫 방송을 한 이 프로그램은 매년 5월 가정의 달마다 찾고 있다. 벌써 9년 연속 방송됐고, 내년이면 10년을 바라본다.
주로 가족과 사랑을 다루는 주제로 인해 힘든 역경의 사람들의 일상을 담고 있다. 때문에 이 프로그램을 보다보면 울지 않을 수 없고, 최루성 다큐멘터리로 불린다. 하지만 단순히 울리는 게 목적이 아닌 사랑과 가족애를 담으며 안방극장에 희망과 따뜻한 위로를 선물하는 게 ‘휴먼다큐 사랑’이 가진 가장 큰 미덕이다.
절망의 순간에도 희망을 위해 씩씩하게 나아가는 이들을 바라보며 안방극장은 아름다운 희망을 발견하고, 응원의 목소리를 높인다. 세월호 침몰 사고로 슬픔과 분노, 각성의 시간을 가졌던 시청자들을 따스하게 감싸 안을 수 있었던 것도 ‘휴먼다큐 사랑’이 가진 긍정적이고 희망에 가득찬 주제 의식이 큰 몫을 했다. 절망과 상실감에 휩싸인 많은 이들을 품은 축복 같은 프로그램이었다.
‘휴먼다큐 사랑 2014’는 아쉽게도 마무리됐다. 벌써 방영 10년을 바라보는 이 장수 다큐멘터리를 내년에도 볼 수 있을까. 5월의 기적, 5월의 선물, 5월의 희망으로 대변됐던 ‘휴먼다큐 사랑’을 챙겨보는 시청자들이 또 1년을 기다려야 한다는 사실에 벌써부터 아쉬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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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다큐 사랑’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