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 고에 답답할 민, 고민. 남다른 사연으로 고민하는 고민남녀들의 이야기에는 기본적으로 사랑이 녹아 있었다. 가족이기 때문에, 아끼는 친구기 때문에 고민하고 눈물을 흘렸다.
지난 2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이하 안녕하세요)에는 끊임없이 사위에게 잔소리하는 장모와 무엇이든 공평하게 나눠야 성이 차는 친구, 별난 40대 두 누나,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바른생활 남편 때문에 고민하는 가족과 친구들의 사연이 소개됐다.
잔소리 장모는 특히 음식 궁합에 대해 사위에게 많은 이야기를 했다. 뿐만 아니라 이제 11개월 된 손주를 과잉보호하며 부모에게 뽀뽀도 하지 못하게 해 사위를 고민에 빠지게 했다. 집안 모든 가구 모서리는 '뽁뽁이'로 감싸고, 아기의 장난감은 모두 금지됐다. 하지만 이런 장모에게는 남다른 사연이 있었다. 과거 어린 아들을 냇가에 데리고 갔다가 아들이 돌에 이마를 찌여 다친 것. 이후 장모는 행여 손주가 다칠까 늘 조심하게 된 것이었다.

오지랖 넓은 바른생활 사나이의 사연에 딸은 눈물까지 보였다. 바른생활 사나이는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사람들에 먼저 나서서 제지하고 딸과 수영장에 가서도 수영을 못하는 외국인들을 가르치며 그만의 애국을 실천하고 있었다. 하지만 딸은 나서는 아빠에게 욕을 하는 사람들에 혹시 아빠가 다칠까 걱정하며 눈물을 보여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함께 먹는 음식과 술부터 노래방에서의 노래 시간까지 무엇이든 공평하게 나눠야 하는 친구 역시 주변 친구들의 고민거리였다. 음식점에서도 늘 양팔 저울을 꺼내면서 공평하게 나눌 것을 주장하는 친구의 모습 때문에 몇몇 친구들과 사이가 틀어진 것. 사연을 소개한 친구는 공평한 친구가 친구들과 더 이상 사이가 나빠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안녕하세요'에 사연을 보내며 훈훈한 우정을 보여줬다.
그런가 하면 춤바람 난 큰누나와 선머슴처럼 하고 다니는 작은누나 때문에 고민하는 남동생도 있었다. 친구들과 댄스 그룹을 결성해 고등학교 3학년과 중학교 3학년인 아들을 제대로 돌보지 않는 누나와 평소 남자처럼 하고 다니면서 결혼을 하지 않는 누나가 걱정된 것. 결국 남동생은 작은누나에게 "좋은 사람을 만났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등 진심 어린 애정을 드러냈다.
'안녕하세요'는 가족과 친구, 연인에 대한 고민을 시청자와 함께 나누는 프로그램인 만큼 각양각색의 별난 사연이 등장한다. 처음에는 절대 이해할 수 없을 것 같고, 절로 눈살이 찌푸려지는 사연일 수 있지만 그 사연과 고민은 결국 사랑과 걱정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웃음으로 시작한 소소한 사연도 결국은 감동으로 끝났고, 서로의 마음을 터놓는 계기, 벽을 허무는 역할을 했다. 결국, 역시나 모든 것은 사랑에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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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