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스토브리그에서 LA 다저스의 외야 '빅4'의 향방은 큰 관심을 모았다. 맷 켐프, 칼 크로포드, 안드레 이디어, 야시엘 푸이그 등 어느 팀에서든지 주전 외야수로 뛸 수 있는 4명의 선수 가운데 한 명은 반드시 벤치에 앉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트레이드를 비롯한 여러 설이 난무했다.
다저스는 이들 4명을 모두 품고 시즌에 임하고 있다. 일단 겉으로 보이는 외야수들의 성적은 훌륭하다. 외야수들의 타율은 2할7푼7리, OPS는 .814를 기록하고 있는데 모두 메이저리그 전체에서도 수준급의 성적이다. 타자의 생산력을 가장 정확하게 보여준다는 wRC+는 130으로 마이애미 말린스에 이어 팀 외야수 2위를 기록 중이다.
그렇지만 다저스 외야는 '풍요 속 빈곤'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평균성적을 보면 훌륭하지만, 워낙 한 명의 성적이 압도적이기 때문에 평균 만으로는 실체를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다. 바로 야시엘 푸이그의 존재 때문인데, 그는 현재 52경기에 출전하며 타율 3할4푼7리 11홈런 40타점을 기록 중이다. OPS만 무려 1.055로 리그 2위를 기록 중이다.

푸이그를 제외한 나머지 외야수들의 성적은 평범하다. 야수 최고연봉자인 맷 켐프는 타율 2할4푼9리에 5홈런 15타점, 안드레 이디어는 타율 2할5푼6리 3홈런 25타점, 칼 크로포드는 타율 2할6푼7리 4홈런 18타점이다. '빅4' 다음으로 많이 나온 외야수인 스캇 밴 슬라이크는 타율 2할5푼4리 4홈런 7타점을 기록 중이다.
만약 푸이그를 뺀 나머지 선수들의 연봉이 메이저리그 평균 수준이었으면 함께 가는 편이 낫겠지만 문제는 이들이 고액연봉자라는 사실이다. 2014년 켐프의 연봉은 2100만 달러, 크로포드는 2025만 달러, 이디어는 1550만 달러를 기록 중이다. 이들 세 명의 올해 연봉 합계만 5675만 달러인데, 이는 휴스턴 애스트로스 구단 총 연봉인 4870만 달러보다도 많다.
현재 다저스는 크로포드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켐프가 좌익수, 이디어가 중견수, 푸이그가 우익수로 출전하고 있다. 이처럼 부상선수가 한 명씩 나올 때는 '빅4'를 모두 보유하고 있는 편이 낫다. 하지만 보험용으로 이들을 모두 갖고있는 건 낭비나 다름없다. 이들 때문에 마이너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외야수들이 올라올 기회를 못잡고 있기도 하다.
문제는 트레이드로 이들을 정리하려고 해도 쉽지가 않다는 점이다. 일단 켐프는 고액연봉도 걸리지만 부상 이후 예전 모습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어느 팀도 손을 쉽게 내밀 수 없는 상황. 크로포드는 FA 계약 후 주루능력이 확연히 떨어지면서 예전만한 가치가 아니고, 이디어는 좌투수에 너무나 약하다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최근 ESPN은 다저스 외야진 교통정리를 놓고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4명 모두 끌고가야 한다'가 25%, '켐프를 트레이드 한다'가 21%, '이디어를 트레이드 한다'가 24%, '크로포드를 트레이드 한다'가 23%를 각각 차지했다. 물론 '푸이그를 트레이드 한다'와 같은 문항지는 아예 없었다. 이처럼 미국 팬들 사이에서도 다저스 외야진을 놓고 치열한 의견교환이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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