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의 해가 될 것인가.
타고투저 시대를 맞아 기록 잔치가 벌어지고 있다. 연일 팀 최다득점과 안타가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선수 개인의 기록도 무섭게 쌓이고 있다. 어느새 프로야구 꿈의 기록이 되고 있는 50홈런·4할·200안타는 물론 20승 투수의 탄생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가장 기대되는 기록은 50홈런이다. 마지막 50홈런 타자는 한 시즌 최다 신기록을 세운 2003년 삼성 이승엽의 56개. 같은 해 현대 심정수도 53홈런을 기록했다. 그 이후 지난해까지 10년간 프로야구에 50홈런 타자는 나오지 않았다. 2010년 롯데 이대호가 44개의 홈런을 터뜨린 게 최다였다.

하지만 올해는 넥센 박병호가 무서운 기세로 홈런을 몰아치고 있다. 3일 현재 21홈런으로 외국인 타자들을 멀찍이 따돌리며 이 부문 1위를 독주하고 있다. 산술적으로 약 54.86개의 홈런이 가능하다. 장종훈-이승엽 이후로 3번째 3년 연속 단독 홈런왕을 노리는 박병호이기에 50홈런에 대한 기대가 크다.
4할 타율에 대한 기대감도 적지 않다. SK 포수 이재원이 4할2푼7리의 타율을 기록하며 이 부문 1위를 질주하고 있는 중이다. 역대 프로야구에서 4할타자는 1982년 원년 MBC 선수 겸 감독 백인천이 유일하다. 당시 80경기 체제에서 백인천은 4할1푼2리의 타율을 기록했다. 이후 31년간 4할 타자는 없었다.
물론 기록에 근접한 타자들은 있었다. 1994년 해태 이종범은 시즌 104경기까지 4할 타율을 쳤지만 결국 3할9푼3리로 아쉽게 끝났다. 2012년 한화 김태균 역시 89경기까지 4할 타율을 유지했으나 3할6푼3리로 마무리했다. SK가 50경기를 치른 가운데 이재원은 역대 7번째 최장경기 4할 타율 유지하고 있는 중이다.
50홈런과 4할 타자는 있었지만 한 시즌 200안타를 친 타자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올해 넥센 1번타자 서건창이 200안타 페이스를 자랑하고 있다. 3일 현재 77개 안타를 터뜨리며 이 부문 1위에 올라있다. 산술적으로 약 201.14개의 안타가 가능하다. 3~4월(.333) 5월(.419) 고타율을 치며 꾸준하게 안타를 생산하고 있다.
역대 한 시즌 최다 안타는 1994년 해태 이종범이 기록한 196개. 이어 LG 이병규가 1999년 192개의 안타로 뒤를 잇고 있다. 이종범·이병규와 마찬가지로 서건창 역시 발 빠른 1번타자라는 점에서 안타를 쌓는 데 있어 유리한 점이 많다. 서건창은 왼손 타자라는 프리미엄도 있어 체력 관리가 되면 200안타도 불가능하지 않다.
타자들의 기세에 눌려있지만 투수 쪽에서도 조금씩 20승 가능성이 피어나고 있다. 삼성 장원삼과 롯데 쉐인 유먼이 나란히 7승을 올리며 이 부문 공동 1위에 랭크돼 있다. 산술적으로 두 투수는 19.9승·18.7승이 가능하다. 휴식기에 따른 선발 로테이션 조정이 일어나면 등판 기회는 더 늘어날 수 있다. 마지막 20승 투수는 2007년 두산 다니엘 리오스의 22승. 토종 투수로는 1999년 현대 정민태가 20승이 마지막이다. 순수 선발 20승은 더 나아가 1995년 LG 이상훈을 끝으로 18년간 나오지 않았다. 장원삼이 19년 만에 선발 20승 주인공이 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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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이재원-서건창-장원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