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슨의 엔터~뷰 (Enter-View)] 1970년대 한국 가요계에 한 획을 그었던 김추자의 33년만의 컴백은 올 상반기 가요계의 대표적인 빅 뉴스로 손꼽힌다. 단순히 팬들을 위한 콘서트 무대를 갖는 것이 아니라, 상당기간 준비하는 새 음반까지 발표하며 이순의 나이를 훌쩍 넘긴 그녀의 열정과 각오가 얼마나 대단한 가를 보여주었다.
한편 2010년대 이후 가장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여성 솔로 가수 아이유는 5월 중순 리메이크 앨범 “꽃갈피”를 통해 뮤지션으로 성장해 가는 과정을 음악으로 표현해 내고 있다.
한 시대를 풍미하며 무대 위에서 엄청난 카리스마를 표출했던 독보적인 아티스트 김추자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대세가수 아이유.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선후배 사이엔 공통 분모가 존재한다.

- 아날로그 사운드에 대한 향수를 불러모으다 -
김추자와 아이유, 모두 아날로그 사운드에 대한 대중의 열망이 어느 때 보다 강한 시점에 맞춰 컴백을 하게 된 것이다.
‘님은 먼 곳에’, ‘커피 한잔’, ‘늦기 전에’, ‘봄비’, ‘나뭇잎이 떨어져져’, ‘꽃잎’ 등 수 많은 히트곡으로 1970년대 독보적인 사랑을 받았던 김추자는 ‘흑백TV시대’ 또는 ‘극장 쇼’를 경험해 봤던 50대 이상 중 장년 팬 층에게 추억과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데 큰 몫을 하고 있다.
당시 가요계는 대부분의 여성 가수들이 트로트나 스탠더드 팝을 노래하는 정도였는데, 한국 록의 대부 신중현에 의해 발탁된 김추자는 싸이키델릭 사운드란 파격적인 장르의 음악을 시도 ‘들려 주는 음악’이 아닌 ‘보여 주는 음악’으로 충격을 가져다 주었다.
불의의 사건으로 인해 1981년 은퇴를 선언하며 많은 열혈 팬들에게 슬픔을 안겨 주었던 김추자가 9곡이 수록된 앨범 “It’s Not Too Late … 몰라주고 말았어”를 발표하는 것은 아날로그 시대를 보낸 중 장년 층과 그녀를 몰랐던 2~30대에게는 큰 관심으로 다가설 것이다.
70년대 중반에서 90년대 초반에 발표되어 지금까지도 애청되고 있는 일곱 곡의 가요 명곡을 재해석 수록한 아이유의 리메이크 음반 역시 ‘아날로그 사운드로의 회귀’에 초점이 맞춰진다.
산울림이 남긴 록 발라드 넘버 ‘너의 의미’를 대선배 김창완을 피처링 아티스트로 초대해 원곡과는 또 다른 사운드를 구현해 냈고, 조덕배의 ‘나의 옛날 이야기’와 이문세의 ‘사랑이 지나가면’등 80년대 중 후반 발표된 발라드 명곡을 어쿠스틱한 분위기로 재해석했다.
특히 90년대의 대표적인 댄스 히트곡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와 ‘꿍따리 샤바라’의 아날로그 음악 스타일로의 변신은 아이유가 이번 앨범의 곡 작업을 하면서 다양한 시도와 음악적인 성장을 보여주려고 하는 의지가 엿보인다.
- 독특한 컨셉과 음악이 곁들여진 그녀들만의 라이브 콘서트 -
6월 28일과 29일, 양일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 무대에서 콘서트를 갖게 될 김추자. 그녀의 라이브 무대를 정말 오랜 시간 애타게 기다려왔던 중 장년 팬들에게는 감격스러운 순간이 될 것이다.
6~70년대 활동하던 가수들이 전국 극장에서 가졌던 라이브 쇼를 ‘리사이틀’이라고 불렀는데, 70년대 김추자의 음악에 열광해서 그녀의 콘서트를 보러 올 관객들을 위해 옛 무대를 재현해 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가요계 최초의 ‘퍼포먼스 싱어’ 김추자의 진면목이 유감없이 드러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5월 22일부터 6월 1일 일요일까지 리메이크 앨범 발매 공연을 갖고 있는 아이유는 소극장공연을 선택, 관객들과 더욱 가깝게 음악으로 교감하려는 시도를 했다. 어쿠스틱 사운드로 채워진 새 앨범을 발표함과 동시에 계속해서 성장해가는 뮤지션 아이유의 모습을 라이브 콘서트를 통해 팬들에게 검증 받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갖게 된 것이다.
70년대 가요계를 장악했던 김추자. 2010년대 대중음악계의 주축 아이유. 두 선후배가 더불어 공존하고 있는 지금 시간이 어느 때 보다 벅찬 행복으로 다가선다.
[해리슨/대중음악평론가]osensta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