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하다 대단해".
절친한 친구 최진행은 연신 "대단하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한화 리드오프 이용규(29)를 두고 한 말이었다. 5월 이후 뜨거운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최고의 1번타자다운 면모를 발휘하고 있다. 정확한 타격과 선구안 그리고 포기를 모르는 승부 근성까지 공격에서 어디 하나 모자람없는 활약이다.
이용규는 최근 20경기에서 71타수 28안타 타율 3할9푼4리를 기록하고 있다. 이 기간 동안 2안타 이상 멀티히트가 7경기이며 3안타가 3경기나 포함돼 있다. 안타를 치지 못한 게 3경기 뿐이다. 볼넷 17개와 몸에 맞는 볼 1개를 추가, 출루율은 무려 5할1푼1리에 달한다. 2번 이상 출루한 게 14경기나 된다.

어느덧 시즌 성적도 타율 3할1푼6리 54안타 15타점 34득점 8도루로 명성에 걸맞은 수치가 나오고 있다. 시즌 첫 11경기에서 타율이 1할9푼에 불과했다는 것을 떠올리면 굉장한 페이스로 타율을 회복했다. 볼넷 29개와 사구 4개로 출루율 역시 4할2푼4리를 마크, 리그 전체 15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용규는 "타격이란 게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이다. 이제부터가 시작이다"라며 "그동안 (어깨 재활로) 훈련량이 부족했는데 극복하기 위해서는 훈련밖에 없더라"고 말했다. 경기 전 누구보다 많은 훈련량으로 타격감을 끌어올리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고, 이제야 그 빛을 보고 있는 모습이다.
현재 페이스라면 2011년 KIA에서 기록한 개인 최고 타율(.333)을 넘어설 수 있다. 이용규는 "그때 만큼 타격감이 좋은 건 아니다. 그해에는 시즌 초반부터 계속 좋았는데 지금은 이제 조금씩 감을 잡아가는 중"이라며 "경기마다 안타와 볼넷 1개씩해서 2번 이상 출루하자는 생각으로 한다"고 말했다.
출루율도 2011년 KIA 시절 4할2푼7리가 최고 기록인데 역시 커리어 하이를 노려볼 만하다. 이용규는 "프로 초에는 치고 나가는 스타일이었지만 2010년부터는 볼넷이 많아져 출루율 올랐다. 칠 수 있는 공은 치고 골라낼 공은 골라내며 볼넷도 많이 얻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그의 끈질긴 커트에 투수는 지쳐간다.
이용규는 현재 지명타자로만 뛰고 있다. 그는 "수비 나가지 않아 타격감 조절하는게 쉽지 않았지만 장종훈 타격코치님 조언으로 나름대로 적응했다"고 했다. 그가 수비에 나서면 지금보다 더 날카로운 타격을 기대할 수도 있다. 빠르면 이달 말부터도 외야 수비 복귀가 가능하다. 이용규의 진짜 시즌이 이제 곧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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