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원호, 체코전 앞두고 꿀맛 휴식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4.06.03 14: 45

체코의 수도 프라하에서 남쪽으로 120㎞ 가량 떨어진 체스케부데요비체. 16~18세기 유럽의 고풍스러운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는 이 도시에 갑자기 검은 머리에 키가 멀쑥한 청년들이 나타났다. 다름 아닌 월드리그에 출전중인 남자 배구 국가대표선수들이었다. 불과 사흘 뒤 체코와의 경기를 앞둔 선수들은 왜 거리를 누볐을까.
대표팀은 지난달 29일 2014 월드리그 E조 조별리그 첫 경기를 위해 네덜란드 아인트호벤으로 떠났다. 31일 1차전에서 0-3으로 진 대표팀은 이튿날 3-1로 이겼다. 무려 21년만에 네덜란드를 상대로 거둔 승리. 하지만 쉴 틈도 없이 대표팀은 2일 낮 비행기에 올라 체코로 떠났다. 비행시간은 짧았지만 다시 버스를 타고 2시간 가량 이동하느라 반나절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4월 중순부터 소집돼 약 4주간의 훈련을 실시한 뒤 연이어 긴 이동을 펼쳐 피곤할 수 밖에 없는 상황. 박 감독은 "그나마 한국와 유럽을 오가는 일정보다는 네덜란드에서 체코로 이동하는 일정이 낫다. 하지만 선수들이 다소 지쳐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기원 대표팀 감독은 체력 안배를 위해 선수들에게 휴식을 줬다. 대신 선수들에게 가벼운 산책을 지시했다. 저녁식사를 마친 선수들은 삼삼오오 짝을 지어 가볍게 움직였다. 전날 승리 때문인지 선수들의 표정에는 여유가 보였다. 박철우는 "가만히 있는 것보다 이렇게 조금 움직이는 게 훨씬 낫다"고 웃었다. 몇몇 선수들은 의무실에 들러 박지훈 닥터로부터 치료를 받았다. 박기원 감독은 "훈련보다는 컨디션 조절에 무게를 뒀다"고 했다.

체코는 세계랭킹 22위로 한국(21위)보다 한 계단 아래다. 과거에는 세계선수권을 2번이나 우승한 강호였지만 최근 국제대회 성적은 부진하다. 그러나 장신 선수들이 많고, 홈 코트의 이점을 무시할 수 없다. 게다가 한국은 1964년부터 1985년까지 체코를 6번 만나는 동안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박기원 감독은 "네덜란드와의 2차전을 이겼지만 썩 만족스러운 경기는 아니었다. 좀 더 경기력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이번 원정 2연전 목표가 2승이었는데 체코를 상대로 한 경기 이상은 이겨 남은 일정을 여유있게 치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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