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컴백' 이대수, "수구초심, 한화팬들께는 미안"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6.04 05: 59

"수구초심으로 표현하고 싶다".
2011년 골든글러브 유격수 이대수(33)가 정든 한화를 떠나 SK로 트레이드됐다. 지난 3일 오후 외야수 김강석과 함께 포수 조인성과 2대1 트레이드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지난 2007년 4월 SK를 떠나 두산으로 트레이드된지 7년만의 친정팀 컴백이다.
지난 2001년 SK에 신고선수로 입단한 이대수는 2007~2009년 두산을 거쳐 2010년부터 한화에서 활약했다. 2011년에는 생애 첫 3할대(.301) 타율로 입단 10년 만에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 뜨거운 눈물과 함께 연습생 신화를 일궈내기도 했다. 한화에서 5시즌 통산 496경기 타율 2할6푼6리 405안타 23홈런 179타점 170득점 26도루를 기록했다. 이제 그는 5년간 정든 한화를 뒤로 하며 친정팀 SK에서 새출발한다. 다음은 그와 일문일답.

- 갑작스런 트레이드였는데 심정은 어떤가.
▲ 서산에서 소식을 듣고 짐 정리를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수구초심'이라는 사자성어로 지금 심정을 표현하고 싶다. (수구초심이란 여우가 죽을 때 구릉을 향해 머리를 두고 초심으로 돌아가는 뜻으로 근본을 잊지 않고, 죽어서라도 고향 땅에 묻히고 싶어하는 마음을 뜻한다. 친정팀 SK로 복귀한 것을 수구초심으로 표현했다.)
- 5년간 뛴 한화를 떠나는 아쉬움이 있을 듯하다.
▲ 정들었지만 야구장에서 다시 만날 것이다. 개인적인 아쉬움보다는 한화 팬들에게 고맙고 미안하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
 
- 어떤 점에서 미안하다는 말인가.
▲ 내 개인적으로는 한화에 와서 정말 좋은 야구인생을 보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한화의 팀 성적을 봤을 때는 그렇지 않다. 팬분들께서 기대하신 성적에 계속 밑돌았다. 팬분들이 응원도 많이 해주셨는데 즐겁고 좋은 기억이 많다. 그래서 한화 팬들에게는 고마우면서도 미안하다.
- 한화에서 특별히 감사했던 사람들은 있나.
▲ 고마운 분들이 정말 많다. 그 중에서도 처음에 나를 두산에서 한화로 트레이드를 통해 데려와주신 한대화 감독님(현 KIA 수석코치)께 정말 감사하다. 내게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주셨다. 정승진 한화 사장님께도 감사를 드리고 싶다.
- 공교롭게도 7년 만에 친정팀 SK로 돌아왔다.
▲ SK는 내가 7년 동안 있었던 팀이다. 예전에는 트레이드로 떠났지만 다시 왔다. 지금 선수들을 보면 2군에서부터 함께 한 선수들이 많다. 단장님부터 구단 직원분들까지 내가 SK에서 뛸 때부터 계셨던 분들이다. 친정팀으로 돌아가게 됐으니 마음이 편한 부분은 있다.
- SK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싶은가.
▲ SK는 내가 맨 처음 시작한 곳이다. 어렸을 때 어렵게 했었다. 연습생으로 입단해 2군을 거쳐 1군에서 주전 자리도 꿰찬 팀이다. 물론 그때와 지금은 다르다. 그때는 내가 어린 선수였지만 이제는 경험도 쌓여 고참급에 속한다. 젊은 선수들과 한 팀으로서 잘 융화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든다. 예전 SK에서 뛰었던 선수로서 후배들과 함께 한다는 것이 재미있을 것 같다.
- 3번째 트레이드인데 야구인생에서 어떤 의미가 될까.
▲ 각자 포지션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도 있겠지만, 이제는 고참으로서 후배들과 같이 하고 싶다. 경쟁도 경쟁이지만 그 안에서 후배들을 얼마나 잘 이끌어야 하느냐가 중요하다. 지금 SK 내야진에 (박)진만이형을 빼면 나보다 고참이 없다. (박)정권이랑은 동기다. 그 선수들과 함께 어떻게 하면 팀이 잘 되고 보탬이 될 수 있을지를 생각하고 싶다.
-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을 생각하고 있나.
▲ 젊은 선수들과 함께 소통하면 야구를 재미있게 할 수 있을 듯하다. 나도 배울 게 있으면 배우겠다. 과거 SK에서는 신인이나 다름없었지만 이제 나도 베테랑이 되어가고 있다. 포지션 경쟁도 중요하겠지만 후배들에게 내가 갖고 있는 나름의 노하우들도 전수하고 싶다. 죽기살기로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제 베테랑으로 다시 SK에 왔다. 구단에 희생과 노력으로 보답해야 한다. 내가 해야 할 몫이 있겠지만 팀을 위한 게 무엇인지 생각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 내야 포지션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 아직 포지션에 관한 것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다. 내가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감독님과 코칭스태프에서 결정해야 할 문제다.
- 팔꿈치 통증이 있는데 상태는 어떠한가.
▲ 많이 좋아진 상태다. 이만수 감독님과도 잠깐 통화했다. 포지션에 관한 말씀은 하지 않으셨다. 그보다 몸 상태를 먼저 물어보셨다. 몸 조리를 잘해서 빨리 보자고 하셨다. 앞으로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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