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불운은 없다. 에릭 해커(31, NC)가 6연승을 질주했다. 피멍도 에릭의 투혼을 막지 못했다.
에릭은 3일 마산 넥센전에 시즌 11번째 선발 등판해 7이닝 8피안타(1홈런) 7탈삼진 2볼넷 3실점으로 시즌 6승째를 수확했다. NC도 넥센에 5-3으로 이겼다. 지난 시즌 평균자책점 3.63에도 11패(4승)를 떠안았던 에릭이다. 하지만 올 시즌 6연승을 질주하며 ‘불운의 아이콘’ 꼬리표를 떼어냈다.
에릭의 투혼이 빛난 경기였다. 에릭은 3회 2사 1,2루에서 김민성을 상대했다. 김민성은 에릭의 초구를 공략했고 빨랫줄 같은 타구는 글러브를 낀 에릭의 왼쪽 팔을 강타했다. 벌겋게 부어올랐지만 아픈 기색을 전혀 드러내지 않았다. 표정 변화도 없었던 에릭. 통증을 호소하지도 않고 투구에 나섰고 3회를 마치고 7회까지 임무를 끝냈다. 에릭의 멘탈을 보여줬다.

지난 시즌 승운이 따르지 않았던 에릭이다. 에릭은 한국무대 첫 해였던 지난 시즌 경기당 2.5점을 지원받았다. 2경기 선발 등판에서는 단 한 점도 지원 받지 못했다. 타선이 한 점만 뽑은 경기가 8차례 있었다. 2득점 이하 경기가 14경기였다. 3차례 완투도 기록했지만 4승(11패)만 수확했다. 하지만 마운드에서 단 한 차례도 싫은 내색이 없었다.
에릭은 올 시즌 4일 현재 11경기에 등판했을 뿐이지만 이미 6승을 쓸어 담았다. 더 강해졌다. 평균자책점 3.28로 이 부문 3위. 71⅓이닝을 소화해 리그 3번째로 이닝 소화 능력이 좋다.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9회로 KIA 데니스 홀튼과 함께 가장 많다. 리그에서 가장 꾸준한 투수 가운데 한 명이 에릭이다.
에릭은 한국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지난해 시즌 도중에는 첫 딸의 한국 출산을 선택하기도 했다. 올 시즌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에릭은 “한국에서 경기를 했기 때문에 한국은 고향과도 같다. 우선순위는 팀이었다. 아기를 낳는 게 좋은 경험이었고 출산 환경도 잘 갖춰져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불운했던 에릭은 올 시즌 승운이 따르고 있다. 올 시즌 8경기에서 100개 이상의 공을 던진 에릭의 투혼도 여전하다. 실력뿐만 아니라 멘탈도 갖춘 에릭은 NC에 복덩이와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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