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 타이거즈 수호신 오승환(32)이 일본 진출 후 처음으로 끝내기 패배의 희생양이 됐다. 일본 언론에서도 '설마했던 오승환의 끝내기 패배'라고 다루며 충격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오승환은 지난 3일 라쿠텐 골든이글스와 원정경기에서 9회 구원등판했으나 아웃카운트 2개를 잡는 동안 안타 2개와 볼넷 1개로 2실점하며 3-4 끝내기 패배의 주범이 됐다. 3-1로 리드한 9회 무사 3루 상황에서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주고 투아웃까지 잘 잡았으나 마지막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지 못했다. 마키타 아키히사에게 우익수 키를 넘어가는 끝내기 3루타를 맞고 쓸쓸히 마운드를 내려가야 했다.
오승환의 패전 및 블론세이브는 지난달 28일 세이부 라이온스전 이후 두 번째. 이후 2경기 만에 다시 패전과 블론을 동시에 떠안았다. 당시에는 홈경기에서 수비 실책이 겹친 블론패였지만 이날은 원정경기에서 마지막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겨 놓고 빗 맞은 안타와 볼넷으로 위기를 자초한 끝에 2타점 3루타로 끝내기 패배를 당해 충격은 두 배였다.

이날 경기 후 일본 언론도 오승환의 끝내기 패배에 초점을 맞췄다. 는 '라쿠텐이 한신에 역전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오승환이 구원에 실패하며 2패째를 안았다'고 했다. 에서도 '라쿠텐 역전 끝내기승, 9회 2사 무주자에서 오승환을 공략하는 엄청난 끈기를 보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는 '한신은 9회 선발 랜디 메신저가 2실점했지만 오승환마저 구원에 실패했다'고 전했다.
에서도 '오승환이 설마했던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며 의외의 사건임을 강조한 뒤 '9회 무사 3루에서 대타 존 바우커를 희생플라이로 잡고 1점차가 됐지만 히지리사와 료를 우익수 뜬공 처리하며 투아웃을 잡았다. 그러나 오카지마 다케로에게 2루 내야안타를 허용한 뒤 앤드루 존스를 볼넷으로 내보냈다. 결국 2사 1·2루에서 마키타에게 끝내기 2타점 3루타를 맞았다'고 오승환의 끝내기 패배 과정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오승환으로부터 끝내기 안타를 터뜨린 마키타는 "정말 기쁘다. 아무 생각없이 필사적으로 쳤다"며 "설마 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생일에 첫 끝내기 승리가 됐다"고 기뻐했다. 마키타는 오승환의 2구째 150km 직구를 결대로 밀어쳤고, 타구는 우익수 키 넘어 펜스 깊숙한 곳으로 날아갔다. 마키타 스스로도 예상치 못한 끝내기 3루타였다.
하지만 오승환은 어느 누구도 탓하지 않았다. 3점차 리드에서 9회 이닝 시작과 함께 올라올 수 있었지만 한신 코칭스태프는 완봉을 노리던 선발 메신저를 9회에도 마운드에 올렸다 낭패를 당했다. 오승환은 3점차 9회 시작이 아니라 2점차 무사 3루에서 이닝 중간에 올라와 부담스런 상황에서 던져야 했다.
그럼에도 보도에 따르면 오승환은 "이것도 내가 한 일이다"며 그 어떤 변명도 대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마무리투수에게 블론과 패전 그리고 끝내기 안타도 때로는 받아들여야 할 숙명이다. 상황을 탓할 수 없다. 그 선수가 절대 무너지지 않을 것 같은 오승환이라서 조금 더 화제가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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