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or STOP' LG의 선택, 30G에 달렸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4.06.04 06: 19

약 한 달 후 LG는 성적과 리빌딩,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한다.
LG 양상문 감독은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훈련을 마치고 리빌딩 시점에 대해 “앞으로 한 달은 두고 봐야 하지 않겠나”며 “일단 다음 휴식기까지 치러지는 30경기서 좋은 경기를 펼치려고 한다”고 밝혔다. 즉, 올 시즌 LG의 운명은 오는 6일 잠실 KIA전부터 휴식기 없이 치르는 30경기에 달렸다. 좋은 성적을 내서 승률 5할에 가까워지면, 포스트시즌 진출을 향한 가속 페달을 밟는다. 반대로 진전이 없다면, 리빌딩 모드다. 참고로 양 감독은 2004, 2005시즌 롯데 지휘봉을 잡고, 파격적인 리빌딩을 단행한 경력이 있다. 당시 좋은 성적을 내지는 못했으나, 이대호 강민호 장원준 등이 최정상급으로 성장하도록 많은 기회를 줬다. 
물론 수치상으로는 시즌 끝까지 기적을 바라볼 수 있다. 하지만 상위권과 하위권이 극명하게 갈린 상황에서 시즌 막바지 기적을 연출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일단 올스타브레이크 후에는 상위팀과 하위팀의 전략 자체가 달라진다. 상위팀은 하위팀과 시리즈서 최소 2승 1패를 바라보고 전력을 다한다. 하위팀이 기적을 노리고 매 경기 ‘올인’ 전략을 펼쳤다가는 시즌이 끝나기도 전에 주저앉는다. 결국 후반기를 맞이하기 전까지 4위권이 눈에 들어와야 포스트시즌도 노릴 수 있다.

LG는 양 감독 부임 전 LG는 10승 23패 1무로 최하위, 양 감독 부임 후에는 7승 8패를 기록 중이다. 승률과 경기력 모두 좋아졌지만, 여전히 최하위로 갈 길이 멀다. 무엇보다 어느 한 부분 돋보이는 게 없다. 약점으로 지적돼왔던 장타력 부재는 여전하며, 지난해 부쩍 상승한 마운드와 수비는 이대로라면 한 해 반짝한 것에 그칠 듯하다. 냉정히 말해 지금까지 모습만 놓고 봐서는, 포스트시즌 진출이란 기적을 이루기에 많이 부족하다.
그래도 양 감독은 믿음을 놓지 않고 있다. 취임식서 LG를 3, 4위 전력으로 평가한 것처럼, 앞으로 30경기서 저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본다. 당장 획기적인 변화는 없지만, 6월 중순부터는 이병규(9번) 신정락 김광삼 등의 지원군도 있다.
양 감독은 “선발진 변화는 없다. 휴식기 후에도 티포드 우규민 리오단 류제국 임정우가 선발진에 자리할 것이다”고 했다. 여전히 티포드와 우규민이 1·2선발에 자리하는 가운데 8일 잠실 KIA전에선 KIA에 강한 리오단이 등판한다. 류제국을 선발진 뒷자리에 놓은 것에 대해선 “제국이가 공백기가 있었던 만큼, 주 2회 등판이 부담스러운 듯하다. 일단 순서를 조절해 주 1회만 선발 등판 시킬 생각이다. 광삼이와 정락이에 대한 보고가 좋은데, 2주후 이들이 합류하면 선발진에 변화가 올 수 있다”고 밝혔다.
야수진 역시 틀을 유지한다. 양 감독이 부임하면서 상위 타순으로 올라간 오지환과 이병규(7번)는 앞으로 2번 타순과 클린업 자리에 들어갈 예정이다. 양 감독은 “지환이가 삼진이 많기 때문에 2번 타자를 시키는 것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었다. 하지만 김무관 코치의 지도에 따라 좋아지는 모습이 많이 나오고 있다. 2번을 맡은 후 투수를 물고 늘어지는 끈질긴 모습도 보인다. 상대 선발투수가 좌투수가 아니라면 박용택-오지환으로 테이블 세터진을 가져갈 것이다”고 했다. 이병규와 관련해선 “최형우처럼 될 수 있는 선수라고 본다. 만일 좀 작은 구장을 사용했다면 홈런도 많이 쳤을 것이다. 항상 한 고비를 못 넘어서 잠재력이 다 터지지 않고 있는데. 일단 지금 잘 하고 있다. 꾸준히 중심타선에 배치할 계획이다”고 이병규의 도약을 기대했다. 그러면서 양 감독은 “앞으로 30경기에서는 공격으로 이기는 경기를 해보려고 한다. 타선 폭발로 흐름을 잡고 경기를 가져가는 모습을 많이 만들어보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기복을 보이고 있는 외국인선수들도 모두 안고 가겠다고 전했다. 양 감독은 “외국인선수 교체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 외국에 스카우트를 보내지도 않은 상태다. 물론 그동안 우리가 만들어 놓은 리스트는 가지고 있는데 교체 가능성은 높지 않다. 무엇보다 지금 시점에선 좋은 외국인선수를 구하기 힘들다”고 외국인선수 교체를 일축했다. 4월과 5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인 조쉬 벨을 두고는 “상대 투수가 벨을 만다면 떨어지는 공을 집중적으로 구사하고 있다. 이에 대처하지 못하면서 4월과 5월이 확연히 달라졌다. 고민거리인데 더 지켜보고 출장 빈도를 조절할 생각도 있다. 한 방을 치지는 못해도 출루하고 뛸 수 있는 선수들이 벨의 자리에 들어가는 게 팀을 위해서는 나을지도 모른다”며 벨의 부진이 지속되면, 벨의 자리를 국내 선수들이 메울 수도 있다고 했다.  
물론 과제도 정했다. 양 감독은 15경기를 치르며 가장 어려웠던 부분으로 수비를 꼽았다. 양 감독은 “외야수비가 좋지 않고, 쉽게 2루 도루를 허용하고 있는 게 가장 아쉽다. 정의윤의 경우, 꾸준히 출장시키겠지만 외야가 넓은 구장에선 지명타자로 넣을 생각이다. 임재철도 좋아지고 있다고 한다. 1군에 올릴 타이밍을 재고 있다”고 수비 강화로 안정된 경기를 펼칠 것을 다짐했다.  
한편 양 감독은 아무리 30경기 필승모드로 간다고 해도 채은성은 출장시키려 한다. 양 감독은 “은성이가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이 굉장히 좋다. 될 수 있는 한 꾸준히 기회를 줄 것이다. 계획대로 올해 안으로 수비 포지션을 찾아주고 싶다”고 밝혔다. 지난 5월 27일 1군 데뷔전을 치른 채은성은 지난 6경기서 16타수 7안타(타율 .438)로 범상치 않는 타격실력을 뽐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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