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생순’의 신화가 2014년 인천에서 재현된다.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표로 한 여자핸드볼 국가대표팀이 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노르웨이 여자대표팀을 국내로 초청한 여자대표팀은 3일 오후 태릉선수촌에서 사전공개훈련을 실시했다.
대한핸드볼협회는 지난해 4월 노르웨이협회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국은 핸드볼 교류 활성화를 위해 A매치 실시, 유소년 교류를 골자로 하는 협약을 맺었다. 그 결과 지난해에는 한국팀이 노르웨이에 가서 전지훈련을 실시했다. 올해는 노르웨이가 내한해 함께 훈련하며 A매치를 치르게 된 것.

노르웨이는 우리에게 ‘우생순’의 비극을 연출한 강자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준결승에서 우리나라는 종료직전 골을 허용해 28-29로 무릎을 꿇었다. 4년 뒤 런던올림픽에서 복수에 나선 대표팀은 또 준결승에서 노르웨이를 만났지만 25-31로 패배하고 눈물을 흘렸다. 그만큼 세계랭킹 4위 노르웨이는 강한 상대다.
노르웨이는 한국을 넘어 2008년과 2012년 올림픽 금메달 2연패를 달성한 명실상부 세계챔피언이다. 세계랭킹 10위 여자대표팀은 노르웨이와의 상대전적에서 8승1무7패로 한발 앞서 있다.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노리는 대표팀에게 노르웨이만큼 적격인 연습상대도 없는 셈이다.
여자대표팀은 3일 오후 노르웨이 선수들과 함께 태릉선수촌에서 힘들기로 악명 높은 ‘서킷 트레이닝’을 실시했다. 수십 명의 선수들이 약 30초 정도 운동기구를 탄 뒤 10초 동안 자리를 바꾸면서 30개 정도의 운동을 돌고 도는 방식이다. 대표팀은 75분 동안 한 번도 쉬지 않고 맹훈련을 소화했다. 곁에서 지켜보기 안쓰러울 정도로 강도가 높았다. 끝나고 나면 양말까지 땀에 흠뻑 젖을 정도였다.

몸싸움이 심한 핸드볼은 체격조건이 불리하면 어려운 경기를 할 수밖에 없다. 노르웨이 선수들은 한눈에 봐도 우리 선수들보다 5~10cm 가량 신장이 크고 덩치도 좋았다. 유럽선수들을 상대하려면 체력과 스피드로 승부를 거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개발된 것이 ‘서킷 트레이닝’이다. 이런 훈련법을 처음 겪어본 노르웨이 선수들도 한국 선수들의 강한 체력과 정신력에 혀를 내둘렀다는 후문.
임영철(54) 여자대표팀 감독은 “작년에 노르웨이에 가서 8일 동안 훈련을 했다. 합동훈련을 3번 실시했다. 주로 4 대 4에 이은 속공 등 공을 잡고 하는 훈련을 했다. 노르웨이에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할 수 있는 좋은 시설이 없었다. 이제 노르웨이가 방한해서 한국식 훈련을 해봤으니 신선했을 것”이라며 양국 교류에 대해 설명했다.
토리 헤르게이손 노르웨이대표팀 감독은 “한국과 우리는 훈련법이 다르다. 한국스타일의 훈련이 흥미롭다. 새로운 환경에서 운동하면 우리 선수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훈련성과에 만족했다. 이어 결전을 앞둔 한국팀에 대해 “한국은 올림픽에서 항상 잘하는 전통의 강호다. 유럽과 스타일이 다르고 빠르다. 슈팅도 특별하다. 약점이라면 작고, 헤비급 선수가 없다는 점이다. 육체적인 조건이 불리하다”고 평가했다.

노르웨이와의 합동훈련과 평가전은 ‘우생순’ 신화 재현에 나선 여자대표팀에게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여자 대표팀은 6일 오후 12시와 8일 오후 2시 방이동 SK핸드볼경기장에서 노르웨이와 2차례씩 평가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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