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필요" 김응룡 트레이드 승부수 또 통할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6.04 10: 40

한화 김응룡 감독이 트레이드로 승부수를 던졌다. 8위로 처진 팀 반등을 위한 마지막 승부수가 될지도 모른다. 계약 마지막 해, 김 감독의 벼랑끝 승부수인 것이다.
한화는 지난 3일 2대1 트레이드를 통해 SK 베테랑 포수 조인성을 영입했다. 내야수 이대수와 외야수 김강석이 반대급부로 SK 유니폼을 입었다. 한화로서는 크게 밑질 게 없는 장사. 이대수와 김강석 모두 한화 내에서 입지가 좁아진 상태였고, 중복 자원으로 최대 취약 포지션 포수를 보강하는데 성공했다.
이번 트레이드는 양 측 프런트에서 긴밀하게 움직여 신속하게 성사시켰다. SK에서 먼저 운을 띄웠고, 한화에서도 빠르게 반응했다. 한화 구단 최종 결정의 승인은 김응룡 감독이었다. 한화 구단은 현장 코칭스태프와 상의를 거쳤고, 김응룡 감독은 "구단이 열심히 움직였다"고 흡족해 하며 트레이드에 '오케이'했다.

김응룡 감독은 지난 2012년 10월 한화 사령탑에 부임할 때부터 포수 포지션 보강에 중점을 뒀다. 당시 김 감독은 "한화의 최대 약점은 포수 아닌가. 트레이드를 통해서라도 보강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때 물밑에서 접촉한 선수가 현재 SK 2군 감독이 된 박경완이었고, 이후에는 조인성을 줄기차게 요구했으나 무산됐다.
그 사이 한화는 심각한 포수난을 겪었다. 지난해에는 고졸 신인 포수 한승택을 시즌 초반 주전으로 쓰며 정범모·박노민·엄태용이 차례로 기회를 받았다. 올해도 대졸 신인 포수 김민수가 주전으로 시작해 정범모에게로 넘어왔다. 그러나 공수를 두루 갖춘 확실한 주전 포수는 나오지 않았고, 조인성 트레이드로 돌파구를 찾았다.
김 감독은 해태-삼성 시절부터 과감한 트레이드로 주목받아왔다. 한화에서도 여러 차례 트레이드를 시도했으나 과거와 달리 구단의 운영권을 무시할 수 없었다. 한화 부임 후 조인성 영입까지 3번의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는데 첫 번째가 2012년 11월 장성호와 송창현, 두 번째가 지난해 3월 이상훈과 길태곤이었다. 이상훈-길태곤 트레이드는 두 선수 모두 아직 나이가 젊은 만큼 장기적인 차원에서 봐야 한다. 지금 당장 어떠한 평가를 하기 어렵다.
반면 송창현 영입은 성공작으로 평가된다. 트레이드 당시 송창현은 데뷔도 안 한 미지의 신인이었고, 장성호는 2000안타 베테랑 타자였다. 하지만 팀 내 포지션 중복과 점진적인 기량 저하로 장성호의 가치를 높게 보지 않은 김 감독이 과감하게 트레이드 카드로 쓰며 투수력을 보강했다. 송창현은 현재 2군에 있지만 지난해 후반기 실질적인 에이스로 활약하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번 트레이드도 김 감독 아니면 내리기 쉽지 않은 과감한 결정지었다. 조인성은 우리나이 마흔 베테랑이다. 이대수는 올해 2군에 머무는 시간이 많았지만 경험 많은 내야수로 존재 가치가 높다. 하지만 이번에도 팀 내 자원이 중복되자 트레이드카드로 썼다. 김 감독은 "이대수는 자리가 없었다. 우리는 포수가 약하다. 조인성이 우리 어린 포수들과 투수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고 기대했다.
트레이드에 대한 결과는 구단과 감독이 책임지는 것이다. 김 감독은 "매년 같은 선수들로 하는 건 한계가 있다. 팀이 잘 되려면 변화를 줘야 한다. 성공과 실패를 떠나 변화없이 그대로 놔두는 것보다 낫다"고 강조했다. 특히 삼성 시절 6대2 트레이드를 통해 대대적인 인적 쇄신으로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안긴 건 최고 성공작이었다. 김 감독의 트레이드 승부수, 과연 이번에도 통할 수 있을지 그 결과가 궁금하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