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1등 지상주의가 팽배해가고 있다. 심지어 이런 상황을 보고서 어떤 콩트에서는 '1등만 기억하는 더라운 세상'이라는 말을 내뱉을 정도다. 각박해져 가고 있는 세상에서 묵묵하게 자신의 꿈을 향해 가고 있는 한 사람이 있다. 바로 e스포츠에서 영원한 2인자로 오히려 1등 보다 더 사람들의 뇌리에 남은 홍진호(32)다.
그는 최근 누구보다 활발하고, 적극적으로 대중들에게 자신을 어필하고 있다. '대세'라는 수식어답게 최근 여러 방송프로그램에서 활약 중이다. 특히 게임과 관련된 예능프로그램에서는 남다른 움직임으로 주목받고 있는 모습이다. 프로게이머에서 방송인으로 화려하게 변신한 홍진호. 그가 선수 유니폼을 벗은지 만 3년이 다 되고 있지만 그의 열정은 전혀 식지 않았다. '콩두 컴퍼니'를 설립해 리그 프로모터로서 새로운 출발을 시작한 홍진호는 '스타즈 파티'로 e스포츠 팬들의 힘을 다시 한 곳으로 불러 모았다.
앞서 '스타 파이널 포'를 통해 3040 세대의 향수를 자극하는 성공했던 홍진호. 이번 '콩두 스타즈 파티' 역시 새로운 얼굴인 조용호 김성제 나도현 변길섭 등으로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다. 영원한 e스포츠인의 길을 걷고 있는 홍진호의 e스포츠 이야기를 들어봤다.

홍진호는 최근 빠르게 변하고 있는 e스포츠 시장을 매우 의미 있게 바라봤다. "LOL의 열기와 도타2의 엄청난 상금 등 에전 스타에 집중됐던 시절에 비해서 e스포츠를 향한 대중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프로게이머들의 가치성도 높게 평가되고 있다. 이 와중에 은퇴 게이머로서 후배들과 함께 무언가를 만들고 팬들께 보답하고 싶었다"라고 콩두컴퍼니를 설립한 배경을 설명했다.
저변확대와 인프라 확중은 e스포츠 업계에서는 오랜 시간 숙원이었던 당면 과제들. 특정 종목과 특정 선수에게 몰려있는 인기로 인해 e스포츠는 지난 15년간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바 있다.

홍진호는 "선수 시절부터 막연하게 생각해 왔던 점을 현실로 옮기고 접근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뜻이 맞는 친구들을 모으면서 이 일을 시작할 수 있었다. 이번 스타즈 파티도 단발성 이벤트가 아닌 파티처럼 대회를 열어서 대중들의 인식을 좋게 만들고 하나의 문화 콘텐츠를 만들고 싶었다. 스타크래프트로 시작했지만 차츰 다른 e스포츠 종목들도 접목시킬 계획"이라며 자신의 확고한 지론을 펼쳤다.
더불어 홍진호는 후배들의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1.5세대 프로게이머로 12년간 꾸준하게 활약해왔던 자부심과 후배들의 존경과 팬들의 사랑을 받아왔던 책임감에 대해서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게이머시절 내 목표는 최고의 프로게이머는 아니었다. 다만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사람들이 날 바라볼 때 최고가 아니어도 기억에 남게 하고 싶었다. 은퇴 이후 자리를 잡지 못하는 후배들과 사회적으로 조금 더 보답하기 위해서 얘기했던 구상이 콩두 컴퍼니를 설립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콩두컴퍼니는 프로게이머들의 권익보호와 가치성을 활용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목표다. 아직 처음이라 배워가는 과정이다. 시작이 미약하고, 빠르지는 않지만 우리 모두 만족하고 있다".
선수 유니폼을 벗은지 만 3년이 돼 가고 있지만 아직 승부사의 기질은 여전했다. 홍진호는 이번 스타즈 파티에서도 선수로 나선다. 나도현과 투혼에서, 강민과는 포르테에서 승부를 펼친다. "나도현, 강민과 경기를 하는데 절대로 지고 싶지 않다. 시간 관계상 많은 경기를 보여드리지 못한다는 점이 오히려 아쉽고 죄송하다".

방송 뿐만 아니라 강연도 펼치는 그는 몸이 두 개라도 부족할 정도로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스트레스가 극도에 달할 수 있음에도 얼굴에는 즐거움이 가득했다. "계속 2등을 해오던 시절, 좌절을 했다면, 포기를 했다면 여기까지 올 수 없었을 것이다. 사람들에게 이런 말을 최근에 하고 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1등을 기억하는 사회, 외모, 학교, 심지어 영어 성적까지 묻는 세상이지만 사회적인 위치에서 1등이 아니어도 당당할 수 있는 자신감을 가지라고' 압박이 심한 세상을 살아가기가 쉽지 않았지만 조급해하지 않고 인정한다면 더 최선을 다하고 즐겁게 살 수 있다고".
마지막으로 홍진호는 "스타즈 파티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 아직 미숙하고 부족하지만 따뜻한 마음으로 응원해주셨으면 한다. 앞으로 무엇을 하더라도 좋아하는 일을, 하는 일이 성공을 보장하지 못해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계속 보여드리겠다"라고 팬들에게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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