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사직구장에서 벌어질 예정이었던 한화 이글스-롯데 자이언츠전이 비로 연기됐다.
비는 경기시작을 1시간 정도 앞둔 오후 5시 30분 경부터 조금씩 내리기 시작했다. 선수들은 정상적으로 몸을 풀면서 경기를 준비했지만 빗방울이 점점 굵어졌다.
오후 6시 30분이 됐지만 내리는 비의 양이 적지 않아서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나오지 않고 일단 대기했다. 결국 유남호 경기감독관은 오후 7시 우천연기를 결정했다.

사직구장을 찾은 관중들은 비를 피하며 하염없이 경기 시작을 기다렸지만 결국 발길을 돌려야 했다. 경기를 기다리던 팬들을 위해 양 팀 외국인선수가 나란히 나서 개그 맞대결을 펼쳤다.
올해 사직구장은 39억원짜리 최신식 전광판을 새로 설치했다. 가로 35미터, 세로 15미터짜리 초대형이다. 게다가 풀HD 화질이라 깨끗한 화면까지 자랑한다. 히메네스와 피에는 대형 전광판에서 개그 맞대결을 펼치며 관중들의 갈채를 받았다.
경기 연기결정 5분을 앞두고 갑자기 카메라가 양 팀 더그아웃을 비췄다. 화면을 둘로 나눠 왼쪽에는 피에, 오른쪽에는 히메네스가 등장했다. 먼저 히메네스가 선공을 가했다. 피에의 타격 준비자세를 따라했는데 장갑을 요란스럽게 벗고 눈을 가리는 특이한 행동을 그대로 흉내냈다.
어이없다는 듯 바라보던 피에는 곧바로 반격을 개시했다. 어디선가 헬멧을 구해오더니 헬멧 안쪽을 뚫어질 듯 쳐다보는 히메네스의 집중력 수련법을 그대로 따라했다. 피에의 눈동자는 한가운데로 몰렸고 히메네스도 그 모습을 보더니 웃음을 터트렸다.
관중들은 양 팀 선수 모두에게 함성을 보냈다. 승부는 무승부, 오후 7시 우천연기가 결정되자 롯데 2년차 외야수 임종혁이 홀로 나와 손아섭의 타격폼을 따라한 뒤 베이스를 한바퀴 돌고 슬라이딩, 자유영까지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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