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선수민 인턴기자] 두산 베어스 선발진이 차례로 흔들리고 있다. 시즌 초반 에이스 노릇을 했던 유희관(28)마저 무너졌다.
유희관은 4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5피안타(1홈런) 4볼넷 4탈삼진 5실점을 기록했다. 패전투수는 아니었지만 경기 초반 타선이 5점을 지원해준 것을 생각하면 다소 아쉬운 경기였다. 두산은 2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9회말 김강민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고 7-8로 패했다.
두산은 이 패배로 3연패를 당했다. 연패 기간 동안 선발진의 부진이 뼈아팠다. 두산은 지난달 31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에 선발로 나선 크리스 볼스테드가 3이닝 8실점을 기록하며 패전투수가 됐고 1일 롯데전에선 노경은이 5이닝 9실점으로 패했다. 그리고 이번엔 유희관이 부진하며 선발진이 전체적으로 흔들리고 있다.

유희관은 4월 한 달 동안 5경기에서 3승 2.04의 평균자책점으로 월간 MVP를 수상하기도 했으나 5월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타선의 도움으로 승을 챙기기도 했지만 평균자책점이 6.75로 나빴다. 피안타율은 무려 3할2리에 달했다. 그러면서 시즌 평균자책점은 어느덧 4.54까지 치솟았다.
볼스테드와 노경은도 기대 이하의 모습이다. 볼스테드는 시즌 초반 좋은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최근 경기서 부진하다. 현재까지 10경기 4승 3패 5.47의 평균자책점으로 외국인 투수에 걸맞지 않은 성적표다. 지난해 30경기에서 10승 10패 3.84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면서 토종 에이스 임무를 했던 노경은은 깊은 부진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최근 들어 제 몫을 해주고 있는 선발투수는 더스틴 니퍼트 뿐이다. 니퍼트는 30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7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특히 최근 4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하며 에이스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적절한 시기에 제 페이스를 찾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니퍼트 혼자만의 힘으로 마운드를 끌고 가기엔 역부족이다. 최소 3명의 선발투수는 기복 없는 모습을 보여줘야 경기 운용이 수월해진다. 그러나 문제는 두산에 선발 대체자원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송일수 두산 감독도 노경은의 부진을 언급하면서 “대체할 수 있는 선수가 없다”라고 말했다. 결국은 지금 로테이션에 있는 선수들의 반전투가 절실하다.
두산은 팀 타율(3할1푼) 1위의 방망이를 앞세워 승리하는 경기가 많았다. 15경기 연속 두 자릿수 안타 기록을 세울 정도로 매서운 기세였다. 하지만 타격에는 싸이클이 있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 결국 야구는 투수놀음이다. 아무리 타선이 폭발해도 선발진이 이 상태라면 안정적인 전력을 구축하기는 힘들다. 물론 두산은 현재 3위로 상위권에 위치해 있지만 더 높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선발진의 분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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