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망이로 버틴 두산, 상위권 수성 위기 왔다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06.05 06: 06

야구에서 타격은 믿을 것이 못 된다는 말을 많이 한다. 투수력은 장기레이스에서 팀에 꾸준함을 주지만, 타격은 평균적으로 타율이 높더라도 고저의 사이클이 확연하기 때문에 타격보다는 투수력을 믿어야 한다는 것은 이견이 없는 진리로 통한다.
두산 베어스는 지난 5월에 이러한 통념에 잠시나마 의문을 품게 했다. 두산의 타선은 믿지 않을 수가 없었다. 15경기 연속 두 자릿수 안타를 기록하는 등 5월까지 두산 타선은 주전 9명 중 7명이 3할 타율을 유지했다. 특히 민병헌-오재원으로 구성된 테이블세터의 힘은 9개 구단 최강이었다.
하지만 마운드의 부진은 걱정이었다. 4월 마운드를 유희관이 지탱했다면, 5월에는 더스틴 니퍼트가 유일하게 믿을 수 있는 선발 카드였다. 나머지 선발투수들의 부진 속에 두산은 타선으로 버텼다. 불펜도 완전하지 않은 상태에서 팀을 상승세로 이끈 것은 타선의 힘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롯데와 SK에게 당한 3연패는 팀의 총체적인 문제를 한꺼번에 보여줬다. 타선은 SK를 맞아 다시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지만, 호르헤 칸투의 건강이 걱정이다. 칸투는 타석에서의 활약이 좋지만, 타석을 비우는 일도 종종 있다는 것이 걱정거리다.
칸투는 루크 스캇(SK)만큼은 아니지만, 외국인 선수 중 결장이나 경기 중 교체가 적지 않은 편에 속한다. 칸투는 팀이 50경기를 치른 현재 180번 타석에 나섰다. 펠릭스 피에(한화)와 야마이코 나바로(삼성)는 팀이 47경기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각각 197타석, 217타석으로 칸투보다 많이 나왔다. 타선이 도는 것으로 보면 칸투의 타격 기회가 가장 많았을 수도 있지만, 칸투는 가끔 자리를 비웠다.
마운드는 전체적으로 문제다. 5월에는 크게 이기거나 패하면서 마무리 이용찬의 세이브 기회가 극히 적었고, 등판 간격도 일정하게 유지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4월에 평균자책점이 1.08로 좋았던 이용찬은 5월 4.32로 나빠졌고, 6월 첫 등판에서는 아웃카운트를 잡지 못하고 3실점해 패전투수가 됐다.
나머지 불펜 투수들도 불안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정재훈만이 안정적인 모습을 이어가고 있을 뿐, 다른 투수들은 이따금씩 공략당하며 흐름을 내주거나 추격을 허용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일찍 리드를 내준 경기에서는 추격조 롱릴리프가 추가점을 헌납해 따라가지 못하는 경기도 많다. 니퍼트를 제외한 선발진의 부진은 가장 치명적인 부분이다.
아직 성적으로 크게 나타나지는 않았지만, 3연패를 통해 볼 수 있었던 것은 어느 한 부분의 문제가 아닌 총체적인 문제였다. 4위 넥센이 동반 부진해 1.5경기차 3위를 유지하고 있기는 하지만, 선두와의 승차는 점점 벌어지고 있다. 선발진의 위기부터 우선 타개하고 연패를 끊는 것이 급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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