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가, 작가가, 배우들이 미쳤다. KBS 2TV 수목드라마 '골든크로스'(극본 유현미 극본, 연출 홍석구 이진서)가 빠른 전개와 쫄깃한 복선, 배우들의 열연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단단히 사로잡았다. 드라마는 대사를 통해 엘리티즘에 빠진 사회에 일침을 가하고, 배우들은 미친 연기력을 통해 캐릭터를 현실적이고 입체적으로 그려내고 있는 것.
지난 4일 방송된 KBS 2TV 수목드라마 '골든크로스'(극본 유현미 극본, 연출 홍석구 이진서) 15회에는 절대 권력을 지닌 골든크로스과 맞대결을 펼치는 강도윤(김강우 분)의 처절한 사투가 전파를 탔다.
도윤은 여동생 하윤(서민지 분)을 골프채로 때려 살해하고, 이를 부친 강주완(이대연 분)에게 뒤집어씌운 후 그를 구치소에서 살해한 배후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해 온 인물. 한때 도윤은 살인혐의를 받는 부친 때문에 검사 임용이 취소되자 아버지를 원망했지만, 구치소에서 만난 아버지의 손바닥에서 ‘신명 박희서’라는 이름을 읽은 후 부친의 무죄를 확신했다.

이에 도윤이 아버지의 무죄 입증을 위한 행보를 시작하자, 초조해진 서동하(정보석 분)는 강주완 마저 직접 살해하며 악랄함을 끝을 달렸다. 하루아침에 가족을 잃은 도윤은 박희서의 배후에 서동하가, 서동하의 배후에 한민은행 불법매각을 위해 움직이는 골든크로스가 있음을 간파하며 복수를 위해 모든 것을 걸었다.
이때 도윤에게 동맹을 제안한 홍사라(한은정 분)는 복수를 위해 서이레(이시영 분)를 잡으라고 조언했다. 이레는 서동하가 가장 아끼는 딸이자, 골든크로스의 수장 김재갑(이호재 분)이 총애하는 외손녀이기 때문. 이에 도윤은 이레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해 연인이 돼지만, 이레와 진짜 사랑에 빠지며 갈등하게 됐다.
그러나 이레가 부친 서동하의 범죄를 눈치채며 두 사람은 이별했다. 이레는 도윤에게 먼저 이별을 선언했지만, 골든크로스와 외로운 싸움을 벌이는 도윤을 도우며 든든한 방패막이 됐다. 이쯤되면 골든크로스의 큰 그림에 이레가 방해물이 되는 건 당연지사. 이에 박희서(김규철 분)는 이레를 감금 협박하는 것도 모자라, 그를 “지우라”고 사주하며 이레의 목숨을 위협했다. 그 결과 이레는 의문의 교통사고를 당해 생명이 위독한 상태다.
여기에 골든크로스는 강주완이 남긴 비망록과 전 한민은행장의 증언을 바탕으로 한민은행 불법매각에 관한 기자회견을 준비하던 임경재 의원(박원상 분)을 살해, 갈상준 기자(박병은 분)를 회유하고 도윤의 모친까지 납치하며 도윤을 궁지로 몰았다. 그러나 도윤은 놈들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도윤은 서동하를 인질삼아 국회의사당으로 진격, 홀로 기자회견장에 서 한민은행 불법매각 사실을 세상에 알렸다.
이로 인해 여론이 집중되자 서동하는 장인의 압박으로 공직에서 물러났다. 이에 서동하는 눈에 불을 켜고 도윤의 행방을 추적, 곽대수(조덕현 분)와 함께 있는 강도윤(김강우 분)을 덮쳤다. 도윤은 어렵게 서동하의 범죄사실을 밝혀줄 절대적인 증거, 서동하가 여동생을 죽인 골프채를 손에 쥐었음에도 이를 힘없이 서동하에게 뺏겼다.
그리고 다행인지 불행인지. 도윤은 서동하가 휘두른 골프채에 맞기 전, 이들의 수하 알렉스(김정현 분)가 쏜 총에 맞아 쓰러져 그대로 생매장됐다. 점점 의식을 잃어가던 도윤은 “돈만 있으면 남의 인생도 지배할 수 있다”고 조소하는 이들에게 빼앗긴 가족을 그리워하며 눈을 감아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숨 막히는 전개 끝에 공개된 주인공의 충격적인 사고. 보통의 새드엔딩을 연상케하는 이 같은 폭풍 전개에 방송 후 포털사이트 검색어에는 ‘골든크로스’ 마지막회, ‘골든크로스’ 후속 등의 키워드가 올라오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그러나 ‘골든크로스’는 20부작 드라마. 주인공 도윤은 죽지 않았을 게 자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골든크로스’는 폐부를 찌르는 현실적인 대사와 반전 스토리, 배우들의 신들린 연기, 영화 같은 연출 삼박자가 고루 조화를 이루며 시청자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한편 '골든크로스'는 우리나라 상위 0.001%로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사람들의 비밀 클럽 이름으로, 이 비밀 클럽의 음모에 휩쓸린 한 남자의 욕망과 음모를 그린 탐욕 복수극을 그린다. 김강우, 이시영, 엄기준, 한은정, 정보석 등이 출연하며 '힘내요 미스터 김'의 홍석구 PD, '각시탈'의 유현미 작가가 호흡을 맞춘다. 매주 수,목요일 오후 10시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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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크로스'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