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타고투저, 3할 타자만 35명 '최다 예고'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6.05 13: 01

롯데 황재균은 정확히 3할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예년 같았으면 20위 안에는 무난히 들어가는 기록. 그러나 그의 타율 순위는 35위에 불과하다. 3할타자가 무려 35명이 되는 탓이다.
지난 4일까지 프로야구 타율 순위표를 보면 3할 타자 아닌 타자들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가 60명인데 절반이 넘는 35명이 3할 타자들이다. 1위 SK 이재원(.429) 필두로 21위 LG박용택(.320)까지 21명이 3할2푼대 이상 고타율을 치고 있는 중이다.
팀별로 살펴봐도 두산은 민병헌·오재원·홍성흔·김현수·칸투·김재호·양의지로 무려 7명이며 롯데도 히메네스·손아섭·정훈·박종윤·문규현·황재균 6명이다. 두산은 팀 타율이 무려 3할1푼으로 지난 1987년 삼성(.300)에 이어 역대 두 번째 3할대 팀 타율이자 역대 최고 팀 타율을 노리고 있다.

이외에도 삼성(최형우·박석민·나바로·김상수) 한화(김태균·송광민·이용규·피에)가 나란히 4명씩 3할 타자를 보유하고 있고, LG(이진영·박용택·정성훈) 넥센(서건창·유한준·박병호) KIA(나지완·필·안치홍) NC(나성범·테임즈·박민우) 3명, SK(이재원·김강민) 2명으로 최소 2명 이상 3할 타자들이 배치돼 있다.
역대 한 시즌 최다 3할 타자가 배출된 해는 1999·2001·2010년 20명. 1999년과 2001년은 대표적인 타고투저 시즌으로 꼽힌다. 1999년 리그 평균 타율은 2할7푼6리로 역대 최고였으며 2001년에도 2할7푼4리로 역대 3위였다. 2010년에도 역대 4위 2할7푼의 리그 평균 타율로 3할 타자만 20명이 쏟아졌다.
그런데 올해는 20명을 넘어 30명도 훌쩍 넘길 기세를 보이고 있다. 리그 평균 타율은 무려 2할8푼8리로 1999년보다 1푼2리가 높은 역대 최고. 이제 3할을 치지 않으면 명함을 내밀기 어려울 정도가 됐다. 리그 평균자책점은 역대 최초의 5점대(5.24) 시즌으로 굳어지고 있어 당분간 기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역대급 타고투저로 인해 3할 타율이 더 이상 특급 타자의 기준이 되기 어려워졌다. 3할 타율은 A급 타자의 기준이 되는 기록이지만 올해는 변별력이 크게 떨어졌다. 3할 타율 35명 중에서 처음으로 규정타석 3할 타율을 치고 있는 타자만 외국인 6명 포함 무려 18명이나 된다. 절반 이상이 첫 3할 타율을 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역대 가장 적은 3할 타자가 나온 해는 2006년으로 이대호(.336) 이택근(.322) 이용규(.318) 장성호(.306) 양준혁(.303) 등 단 5명에 불과했다. 2006년은 1990년대 이후 최저 평균자책점(3.58) 기록이 나온 투고타저의 해로 역대 5번째 낮은 리그 평균 타율(.255)이었다. 그때와 비교해보면 올해는 그야말로 상전벽해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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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격 1~5위 이재원-민병헌-서건창-히메네스-나성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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