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기대하는 조인성, 단기보다 장기 효과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6.05 06: 04

마흔살 포수의 영입. 언뜻 보기에는 단기 효과를 노리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한화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조인성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베테랑 포수 조인성(39)이 SK를 떠나 한화에 새둥지를 텄다. 지난 3일 내야수 이대수, 외야수 김강석과 2대1 트레이드를 통해 한화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조인성은 4일 부산 원정 숙소에서 코칭스태프와 상견례를 가진 뒤 2군 퓨처스 경기를 소화하기 위해 경산으로 이동했다. 김응룡 감독은 다음주 그를 1군에 불러올릴 계획이다.
한화는 익히 알려진 대로 포수진이 가장 취약한 팀이다. 김응룡 감독 부임 이후 포수 트레이드를 수소문했으나 '금값'이 된 포수를 구하긴 쉽지 않았다. 조인성도 지난해부터 SK에 줄기차게 요구한 카드였는데 1년이 조금 더 지나서야 성사됐다. 이처럼 한화가 조인성을 데려온 데에는 당장 전력 보강 만큼 장기적인 차원에서 내다본 결정이다.

조인성은 올해 만 39세로 우리나이 마흔 베테랑. 하지만 포수들은 대개 롱런하는 케이스가 많았다. 김동수-박경완이 만 41세까지 현역으로 뛰었고, 삼성 진갑용도 만 40세 현역 포수이다. 조인성도 올해 포함 최소 2년은 현역으로 너끈히 뛸 수 있다. LG 시절부터 9년간 조인성과 함께 한 김준기 한화 운영팀장은 "신체 나이나 체력은 여전히 괜찮다"고 자신했다.
또 하나는 경험 부족한 젊은 포수들에게 노하우를 전수하는 것이다. 한화는 지난해부터 20대 초중반 젊은 포수들로 시즌을 운용했다. 경험이 부족해 벤치로부터 사인을 받는 경우가 빈번했다. 경기를 직접 리드하기엔 경험이 일천한 탓이었다. 김준기 팀장은 "코치들이 가르칠 수 없는 것들을 선배들에게 배울 수 있다. 조인성은 스타플레이어로 경험도 풍부해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응룡 감독도 "우리 투수와 포수들이 어리다. 경험이 많이 부족한데 조인성에게 많이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조인성 역시 "내 경험을 젊은 선수들과 잘 공유해 팀 승리에 공헌하고 싶다. 선수단 분위기에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통산 1687경기를 뛴 조인성에게서 정범모·김민수·엄태용 등 젊은 포수들이 보고 배울 것이 많다.
젊은 선수들의 군문제와도 얽혀있다. 한화는 정범모가 군복무를 마쳤지만, 김민수와 엄태용은 아직 미필이다. 올해 1군 포수는 정범모·김민수·엄태용으로 운용하고 있는데 이들 중 하나가 빠지면 공백이 크다. 이 상황에서 조인성이 들어옴으로써 김민수와 엄태용의 군문제도 효율적으로 관리 가능해졌다. 조인성이 최소 2년을 버텨주고, 이들이 군복무 마치면 자연스럽게 바톤터치가 된다.
미래의 내야수 자원이 풍부하다는 점도 조인성 영입의 또 다른 배경이다. 당장 이대수가 떠남으로써 한상훈·송광민 어깨가 무거워졌지만, 장기적으로 내년 말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오는 하주석·오선진·최윤석 등 젊은 내야수들이 꽤 있다. 이들과 역할이 겹치는 이대수가 빠지며 세대교체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
물론 단기 효과를 생각하지 않는 건 아니다. 현재 8위로 처져있어 팀 분위기 반전이 필요한 시점에서 공수겸장 포수 조인성의 존재는 크다. 여기에 김태균·정근우·한상훈·송광민 등 핵심 선수들이 30대 중반으로 향하는 시점에서 2년 내로 승부를 봐야 할 필요성도 느꼈다. 장단기 효과 모두 기대케 하는 한화의 조인성 영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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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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