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첫 상대인 러시아가 베일을 벗었다.
전세계를 뜨겁게 달굴 지구촌의 '축구 축제' 2014 브라질 월드컵에 출전할 32개국 736명의 선수가 모두 확정됐다. 브라질월드컵 본선에 오른 32개국은 2일(현지시간)까지 국제축구연맹(FIFA)에 23명의 최종명단을 제출했다.
한국과 조별리그에서 만나게 될 러시아, 알제리, 벨기에 역시 최종명단을 제출하며 월드컵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그 중 16강 진출을 위해 분수령이 될 한국의 첫 상대 러시아를 집중 파헤쳤다.

▲ 카펠로의 러시아, 끈끈한 조직력
파비오 카펠로(68) 감독이 이끄는 러시아는 끈끈한 조직력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특출난 스타가 없지만 유렵예선을 1위로 통과한 원동력이다. 카펠로 감독은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명장이다. AC 밀란, 레알 마드리드, 유벤투스, AS 로마 등 유럽 명문 팀을 거치며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2회, 이탈리아 세리에A 7회 등 무수히 많은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삼사자 군단' 잉글랜드 대표팀을 거친 카펠로 감독은 지난 2012년 여름 러시아의 지휘봉을 잡은 뒤로도 성공적인 커리어를 써나가고 있다. 2014 브라질월드컵 유럽에선에서 포르투갈과 이스라엘 등을 따돌리고 조 1위로 본선 무대에 직행했다.
카펠로 감독이 이끄는 러시아는 유럽예선 10경기서 20득점 5실점을 기록하며 공수에서 탄탄한 전력을 과시했다. 러시아는 유럽예선 이후 총 5차례의 평가전서도 7골 3실점으로 무패행진(3승 2무)을 달리고 있다.
▲ 케르자고프와 코코린을 주목하라
홍명보호의 경계대상 1호는 '베테랑 공격수' 알렉산더 케르자코프(32, 제니트)다. 유럽 예선서 5골로 팀 내 최다골을 기록했을 정도로 러시아 공격의 핵심 선수다. A매치 79경기 24골로 경험도 풍부하다.
케르자코프는 175cm, 67kg의 크지 않은 체격의 스트라이커이지만 뒷공간 침투에 능하고 결정력이 뛰어나다. 지난달 슬로바키아와 평가전서도 후반 30분 투입돼 7분 만에 골문 구석을 가르는 헤딩 결승골을 터트리는 모습은 그의 능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케르자고프가 베테랑의 힘을 갖췄다면 알렉산드르 코코린(23, 디나모 모스크바)은 떠오르는 신예 공격수다. 빠른 발, 침투, 마무리능력 등 공격수가 갖춰야 할 대부분을 겸비했다. 그의 진가는 슬로바키아와 평가전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공격포인트를 올리지는 못했지만 위협적인 모습을 여러 번 연출했다. A매치에서는 21경기 5골을 기록 중이다.

▲ 날카로워진 창, 헐거워진 방패
러시아는 지난달 두 차례의 평가전을 치렀다. 슬로바키아를 1-0으로 제압했지만 노르웨이와 1-1로 비기며 찜찜한 뒷맛을 남겼다. 다소 무딘 창은 노르웨이전서 한층 날카로워진 모습이었다. 하지만 물 샐 틈 없는 뒷마당은 외려 문제점을 노출했다.
슬로바키아전서 결승골을 제외하곤 앞선에서 인상적인 장면을 만들어내지 못했던 러시아는 노르웨이전서 100% 탈바꿈했다. 특히 좌우 측면에서 올라오는 날카로운 크로스와 빠른 침투에 의한 마무리는 꽤 매서웠다.
반면 촘촘한 그물망 수비를 형성하며 슬로바키아의 앞선을 무기력하게 만들었던 러시아의 방패는 노르웨이전서 무기력했다. 배후를 노리는 상대의 침투 패스에 수 차례 뒷공간을 내줬다. 이고르 아킨페프 골키퍼의 선방이 아니었더라면 패배를 면치 못할 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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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펠로 감독(위)-케르자코프 / ⓒAFPBBNews = New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