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수목드라마 ‘개과천선’(극본 최희라 연출 박재범, 오현종)은 2주 연속 한 회 씩 결방하며 많은 시청자들의 아쉬움을 샀다. 피할 수 없는 방송국의 스케줄 탓이었지만, 매주 ‘개과천선’을 기다려온 이들에게는 숨 막히는(?) 시간들이었을 터.
‘개과천선’은 지난달 28일 월드컵 출정식 경기 중계로 인해 한 회 결방했다. 이어 지난 4일에는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개표방송으로 인해 2주 연속 1회 결방이라는 ‘변수’를 맞이하게 됐다. 과연 이 변수는 시청률에 영향을 미치는 ‘악수’가 될까, 시청자들의 관심을 다시 끌어 모으는 ‘신의 한 수’가 될까.
시청률이 한창 탄력을 받고 있는 드라마의 잦은 결방은 결코 반길만한 일이 아니다. 더구나 '개과천선'은 위로는 SBS 수목드라마 '너희들은 포위됐다'라는 경쟁작의 뒤를 쫓고 있고 아래로는 KBS 2TV '골든크로스'의 추격을 받고 있었던 상황. 그 때문인지 하루 결방한 후 지난 29일 방송된 9회는 시청률이 2.2%포인트 가량 떨어지며 2위에서 3위로 내려 앉았다. (5월 30일 닐슨코리아, 전국기준)

확실히 결방 전 '개과천선'은 7회와 8회가 연속으로 자체최고시청률을 경신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내용상으로도 새로운 인물 김석주(김명민 분)의 약혼녀 유정선(채정안 분)이 등장하며 김석주의 과거와 변화가 본격적으로 그려지고 있었기에 기대감이 컸다.
그러나 2주 연속 이어진 '개과천선'의 결방은 결과적으로 3위였던 '골든크로스'에게 기회를 준 셈이 됐다. '골든크로스'와 '개과천선'은 각각 법조인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고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비슷한 시청자 층을 공유하는 작품들이다. '개과천선'의 결방 다음날 '골든크로스'의 시청률은 상승했고, '개과천선' 9회가 정상 방송된 후에도 한 번 뒤바뀐 시청률은 크게 변함이 없어 눈길을 끌었다. 이는 '개과천선'의 시청자들의 '골든크로스'로 일부 이동했다고 풀이할 수도 있는 대목이다.
그렇다고 '개과천선'의 연속적인 결방을 무조건적인 '악수'로 보지만은 않는 시각도 존재한다. 20부작인 '골든 크로스'가 현재 15회까지 방송됐고, '개과천선'은 상대적으로 더 많은 분량이 기회로 남아있다. 더불어 이날 오후에는 '너희들은 포위됐다' 역시 한 회 결방 후 재개를 하는 것이라 경쟁작들과의 조건에서도 절대적으로 불리하지만은 않다. 김명민의 존재감, 최희라 작가의 필력으로 시청률을 떠나 많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이 드라마가 연속 결방이라는 불리한 조건을 딛고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개과천선' 10회에서는 방송에서는 기억상실 이후,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며 개과천선하고 있는 김명민에게 거대한 세력의 역습이 시작될 예정. 김석주는 약혼녀 유정선을 지키기 위해 검찰청에 앉아 조사를 받게 되며 두 사람에게 압력과 시련이 닥쳤올 것이 예고됐다. 이날 오후 10시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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