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 감독이 배우 차승원의 '한결 같음'에 놀라워했다.
영화 '하이힐'로 돌아온 장진 감독은 5일 OSEN과의 인터뷰에서 "차승원은 쉽게 포기하지 않고, 물고 늘어지고 내 오케이에 분장을 지우지 않았다"라면서 "만약 그랬다면 내 수준에서 끝나는 영화가 나왔을텐데, 차승원의 그런 면모 때문에 훨씬 더 뭔가 좋게 나왔다. 차승원의 욕심과 끈기 때문에"라고 이 영화에 대한 호평을 차승원의 공으로 돌렸다.
차승원과 장진은 6년만에 이 작품으로 재회했다. 예전 작업을 했을 때와 비교했을 때, 차승원의 달라진 점을 묻자 장진 감독은 "원래도 악착같고 수동적이지 않은 배우다. 오히려 놀란 것은 변해도 되는데 안 변했다는 것이다"라며 "40대 중반이고 데뷔한 지 20년인데, 당연히 쉽게 가도 되는데 안 그러더라"며 감탄을 보냈다.

기자가 "이 작품을 보니 차승원이 다소 저평가된 배우였다는 생각도 들더라"고 말하자 장진 감독은 "보통 작품 속에서 어우러지는 짝들이 함께 (배우에 대한)고평가를 만들어주는데, 차승원 같은 경우는 그런 게 크게 없었다. 흔히 누구를 평가 할 때 좋은 페어(배우나 감독)가 상당한 역할을 한다. 차승원의 진가는 점점 더 보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왜 (주인공으로 다른 배우들이 아닌)차승원이었나?"란 질문에는 "외피적인 성향으로도 여성 쪽은 상관없었고 강력한 마초가 필요했다. 하지만 둔탁하지 않고 기민해 보이는 날렵해 보이는 그런 느낌. 강력계 형사이지만 막 어린 친구는 안 되고 40대 정도가 되야 하는데, 사실 국내 남자 배우 중에 그렇게 많지는 않다"라고 대답하며 차승원의 대체불가함을 설명했다. 덧붙인 한 마디. "차승원은 뭘 해도 스타일리시한 게 있다."
액션 영화는 고생에 비해 덜 나올 때가 많은데, 그런 점에서 차승원에게 미안하다는 장진 감독은 "그래도 그의 액션이 드라마와도 잘 붙고, 배우에 대한 관객들의 평가도 좋아 만족스럽다. 이 작품의 상업적 득실을 떠나서 차승원이 한 번 힘 받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너무 고맙다. 이런 소재에 그가 붙어주니까. 차승원의 출연은 이 작품을 대중영화로서 안착하게 만들었다"라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한편 '하이힐'은 완벽한 남자의 조건을 모두 갖췄지만 여자가 되고 싶은 욕망을 숨긴 채 살아온 강력계 형사 '지욱'(차승원)의 돌이킬 수 없는 운명을 그린 이야기. 영화 인생 20년 만에 ‘감성 느와르’라는 장르에 도전한 충무로 대표 스토리텔러 장진 감독과 ‘여자가 되고 싶은 강력계 형사’라는 파격 캐릭터로 돌아온 차승원이 의기투합했다. 절찬 상영 중이다.
ny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