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구로 6승' 장원준, 진화의 증거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4.06.06 06: 06

롯데 자이언츠 좌완 장원준이 시즌 6승째를 거두며 다승왕 레이스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장원준은 5일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한화 이글스전에 선발로 나서 6⅓이닝을 5피안타(1피홈런) 6탈삼진 1실점으로 막았다. 롯데는 장원준이 마운드를 내려간 뒤 7회 대거 7득점을 올리면서 10-1로 승리를 거뒀고, 장원준은 승리투수가 되는 기쁨을 맛봤다.
사실 장원준은 최근 2경기에서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달 21일 포항 삼성전에서 5이닝 6실점으로 패전을 기록했던 장원준은 지난달 30일 잠실 두산전에서도 4⅔이닝 4실점으로 조기강판 됐었다. 이번 시즌 첫 조기강판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5일 등판은 장원준에게 중요했다. 분위기를 바꿀 계기가 필요했다. 원래 4일 등판이 예정되어 있던 장원준이었지만 비로 경기가 연기되면서 그대로 5일 경기에 선발로 나섰다. 다행히 6⅓이닝을 버티며 1실점으로 한화 타선을 막아내며 좋은 결과를 남겼지만 구위 자체는 100%가 아니었다.
경기 후 장원준은 "어제 경기에 컨디션을 맞췄는데 등판이 밀려서 오늘 조금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경기 내내 공이 안 좋았는데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그리고 볼카운트를 좋을 때만 직구를 한 번씩 던졌다"고 말했다.
장원준의 구종은 직구와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다. 보통 경기에서는 직구를 70% 가까이 던진다. 정상 컨디션이라면 장원준의 직구 최고구속은 140km 중후반대까지 나온다. 컨디션이 좋은 날이면 직구는 147km를 스피드건에 찍는다.
그렇지만 5일 경기에서 장원준의 최고구속은 142km에 불과했다. 전반적으로 직구 구위가 평소보다는 다소 떨어졌다. 김시진 감독 역시 경기 후 "장원준의 컨디션이 좋아보이지 않았다"고 말할 정도였다.
그래서 장원준은 직구를 고집하기보다 변화구로 돌아가는 영리한 피칭을 했다. 전체 투구수 가운데 100개 중 직구를 49개, 변화구를 51개 던졌다. 올 시즌 처음으로 변화구를 더 많이 던진 장원준이다. 변화구는 슬라이더 27개, 체인지업 14개, 커브 10개를 각각 던졌다.
직구 구위는 평소에 미치지 못했지만 변화구는 날카로웠다. 그리고 배터리로 호흡을 맞춘 강민호의 리드도 좋았다. 강민호는 이날 장원준의 체인지업과 슬라이더가 좋은 것을 간파하고 이 두 가지 구종을 적극적으로 던지도록 유도했다. 입단동기 동갑내기 장원준과 강민호는 눈빛만 봐도 마음이 통할 정도다.
장원준의 이날 탈삼진 6개 가운데 4개가 루킹 삼진이었다. 한화 타자들은 장원준의 날카로운 변화구, 그리고 강민호의 허를 찌르는 볼배합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딱 하나 실투가 있었다면 7회 김태균에게 던졌다 한가운데 몰려 홈런으로 이어진 130km짜리 슬라이더였다.
장원준이 경찰청에서 보낸 2년이라는 시간은 헛된 시간이 아니었다. 장원준은 나이를 두 살 먹으면서 더욱 노련해졌다. 투수는 항상 좋은 컨디션에서 마운드에 오를 수 없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에도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서 팀을 승리로 이끄는 게 진짜 에이스의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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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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