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에 최영필(40)이 없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40세 우완투수 최영필이 팀 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마무리 하이로 어센시오가 1이닝 2사사구(1볼넷) 3실점으로 무너졌지만 KIA에는 최영필이 버티고 있었다.
KIA는 5일 대구 삼성전에서 올 시즌 최장 경기 시간인 5시간 13분 연장 혈투 끝에 삼성을 13-12로 이겼다. 최영필은 2이닝 3피안타 3탈삼진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지난 2012년 7월 24일 대구 삼성전 이후 681일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어센시오가 마무리했어야 할 경기에서 결국 불을 끈 투수는 최영필이었다.

KIA는 7-9로 패색이 짙었던 9회초 나지완의 2타점 2루타 등 대거 3점을 뽑아 10-9로 역전에 성공했다. 최근 연패 탈출과 삼성전 6연패 탈출을 눈앞에 두는 듯 했다. 9회말 마무리 어센시오가 등판했다. 하지만 꼬이기 시작했다. 어센시오가 9회 한 점을 지키지 못하고 10-10 동점을 허용했다.
전열을 가다듬은 KIA는 10회 김주찬의 2타점 2루타를 앞세워 12-10으로 도망갔다. 어센시오가 10회말을 막아내면 승리. 하지만 어센시오 어깨가 말을 듣지 않았다. 이영욱에게 볼넷을 내준 어센시오는 박석민을 몸에 맞혔다. 이어 이승엽 타석 때 초구 볼을 던진 끝에 결국 강판했다. KIA 코칭스태프는 최영필을 선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최영필은 이승엽에게 2루타, 박해민에게 희생플라이를 맞고 12-12 동점을 허용했지만 백정현과 김상수를 연속 삼진으로 침묵시키고 10회를 마쳤다. KIA는 11회 나지완이 결승포를 터뜨렸다. 최영필은 11회 마운드에 올라 선두 야마이코 나바로를 삼진 처리 하는 등 무실점으로 막고 팀 승리를 지켰다. 최영필이 마지막 투수로 혈투에 종지부를 찍었다.
KIA에 신고선수로 입단해 지난 1일 1군에 등록된 최영필. 어느새 KIA의 불펜 버팀목으로 자리 잡았다. 최영필은 이날 10회 동점을 허용하기는 했지만 사사구 없는 적극적인 투구로 무너진 어센시오와 삼성전 6연패 위기에 빠진 팀을 구해냈다. 삼진도 3개 뽑아내며 위력을 떨쳤다. 최영필은 3경기 1승 1홀드 평균자책점 0.00 행진을 이어갔다.
KIA로서는 최영필 영입이 신의 한 수가 돼가고 있다. 불혹을 넘긴 나이지만 안정된 제구력을 앞세워 싸울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 믿음직한 불펜 투수가 드문 KIA에 최영필은 보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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