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과거로 인해 벌어지는 일, 그리고 그 일이 내 주변 사람들까지 위협한다면 얼마나 불안할까.
지난 5일 오후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개과천선'(극본 최희라, 연출 박재범 오현종) 10회에서는 김석주(김명민 분)가 기억나지 않은 과거의 일들로 주가조작 혐의를 받으며 검찰에 압수수색 당하는 내용이 그려졌다. 또 그의 약혼녀인 유정선(채정안 분)은 유림그룹 자금문제로 인해 법정 구속됐다.
정선은 유림그룹 사태를 누군가는 책임져야한다는 말에 자신이 법정에 설 결심을 했다. 유림에너지를 매각해 피해를 변제하면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권재윤(정한용 분) 일가를 대신해 직접 나선 것. 이에 약혼남 석주와의 관계도 정리하려고 했다. 하지만 석주는 끝까지 정선의 손을 놓지 않았다.

석주 역시 위기에 빠졌다. 검찰은 박동현(이정헌 분) 등 재벌 2세들의 주가조작 사건을 수사했고, 석주가 박동현과 함께 주가조작에 가담했다고 판단했다. 결국 석주의 사무실과 집은 압수수색을 당했고, 석주는 검찰로 불려가 조사까지 받았다.
현재 석주는 과거의 기억을 잃은 상태. 자신이 어떤 사건을 맡았고, 어떻게 진행해왔는지 모르고 있다. 때문에 석주는 유림그룹 사건과 관련해 자신이 계획을 세웠었다는 사실을 알고 놀랐었다. 특히 유림그룹 자금사건으로 피해를 본 사람들이 일반인 투자자라는 사실에 자신의 과거 행적을 의심하며 불안해하기도 했다.
더불어 박동현과 함께 주가조작에 가담했다는 혐의를 받으면서 그의 불안감은 더욱 커졌다. 검사는 그가 기억하지도 못하는 과거의 행적을 증거로 제시하며 죄를 추궁했고, 석주는 적당하게 해명했지만 그가 기억을 찾지 않는 이상 정확한 상황은 알 수 없다. 정선의 일과 겹치면서 석주의 불안함은 점점 더 커지고 있는 것이다.
김명민은 이러 석주의 심경 변화와 기억나지 않는 일들로부터 곤란을 겪는 모습을 섬세한 연기로 표현하며 재미를 더하고 있다. 눈빛 한 번, 손의 떨림 하나까지도 완벽하게 석주를 표현해냈다.
석주가 기억하지 못하는 과거, 그는 누구보다 똑똑하고 냉정한 변호사였다. 반면 기억을 잃은 후에는 인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약혼녀 정선에게도 인간적으로 다가가며 그를 보호해주려고 노력했고, 자신이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 일에는 선을 그었다. 과거 석주가 앞만 보면서 달려가던 인물이라면, 현재의 석주는 뒤도 돌아보고, 옆에 서 있는 사람들도 돌볼 줄 아는 인물로 바뀐 것이다. 앞으로 석주가 정선과 자신의 미래, 그리고 잊혔던 과거를 구하기 위해서 어떤 활약을 할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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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