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자기야' 故곽의진, 이렇게 유쾌한 장모님 또 있을까요
OSEN 임승미 기자
발행 2014.06.06 07: 18

소설가 곽의진은 누구보다 유쾌한 장모였다. 애교 없고 무뚝뚝한 사위인 배우 우현과 시도 때도 없이 티격태격 다투기도 하지만, 곽의진의 마음 속에는 사위 우현을 사랑하는 마음이 가득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곽의진의 유쾌한 모습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다. 곽희진은 지난 달 25일 향년 66세의 나이로 별세했기 때문. 고인은 사위인 우현과 함께 SBS 예능프로그램 '자기야-백년손님'(이하 '자기야')에 출연해 유쾌한 에너지를 발산하며 시청자들을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지난 5일 오후 방송된 '자기야'에서는 우현의 처가살이에 앞서 곽의진의 추모 자막을 먼저 방송했다. '자기야' 측은 방송을 통해 “고 곽의진 여사는 지난 5월 25일 지병으로 갑자기 사랑하던 가족의 곁을 떠났습니다. 이 방송은 지난 5월 사전제작 되었으며 유가족의 뜻에 따라 방송됨을 알려드립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며 별세 소식과 함께 추모 자막을 내 보냈다. 추모 자막 뒤에 등장한 곽의진의 모습은 변함없이 밝고 유쾌한 모습 그대로였다.

이날 방송에서는 우현과 곽의진이 티격태격하며 밭일을 하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곽의진은 일을 하던 중 우현이 새싹을 밟자 큰소리로 호통쳤다. 우현은 곽의진이 욱하고 소리를 지르면 만원을 받기로 한 상황. 계속되는 곽의진의 호통에 우현은 무려 6만원을 받게 됐다. 하지만 곽의진은 합의는 없었던 일로 하자며 모른 채 했다. 오히려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사위를 “썩을 놈”이라고 말하며 분노해 웃음을 자아냈다.
얄미운 사위를 원망하는 것도 잠시, 곽의진은 우현의 거친 피부를 걱정하며 직접 가지로 팩을 해줬다. 역시 사위사랑은 장모였다. 또 직접 출장 피부관리사를 불러 피부 마사지를 받게 했다. 우현은 투덜거리면서도 곽의진의 배려에 감사함을 느끼며 열심히 피부관리를 받았다. 곽의진은 옆에서 우현의 피부 상태를 꼼꼼히 확인하며 자상한 면모를 유감없이 드러냈다. 겉으로는 표현하지 않지만 곽의진이 사위를 생각하는 마음은 누구보다 컸다.
이에 기분 좋아진 우현은 장모 곽의진에게 방문 판매로 화장품 하나를 구매하라고 권했고, 곽의진은 마스크 팩 세트를 손에 넣게 됐다. 우현은 약 15년 만에 장모 곽의진에게 선물을 사드린 것. 처음 받아본 선물에 곽의진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활짝 피어있었다. 비록 작은 선물이었지만 첫 선물의 감격에 웃음을 감추지 못하는 곽의진의 모습은 소녀 같았다.
그동안 곽의진은 우현에게 제대로 된 선물을 받은 적이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었다. 하지만 뒤늦게라도 받은 작은 선물에 감격하고 감동하는 곽의진은 모습은 왠지 짠한 감정을 전했다. 뿐만 아니라 곽의진이 우현에게 처음으로 받은 선물이 생전 마지막 선물이 돼버려 시청자들을 울컥하게 만들었다.
방송 합류 초반, 보이지 않는 벽이 있었던 두 사람이었지만 점점 시간이 흐를 수록 벽이 허물어지는 모습으로 감동을 선사했다. 그동안 장모 곽의진은 사위 우현에게 의지 할 수 있는 친구가 돼주기도 하고, 때로는 마음씨 넓은 엄마 같은 존재가 돼주기도 했다. 언제나 유쾌한 모습으로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선사하던 곽의진의 모습을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사실에 슬픈 감정이 밀려오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곽의진의 유쾌했던 모습은 시청자들의 마음속에 영원히 남아 있을 것이다.
inthelsm@osen.co.kr
'자기야' 방송화면 캡처.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