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외국인 투수 앤드류 앨버스(29)가 될듯 말듯한 피칭으로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6이닝이 한계처럼 보여진다. 과연 6이닝이 한계일까.
앨버스는 지난 5일 사직 롯데전에서 한국 데뷔 후 가장 안정감있는 피칭을 보였다. 6이닝 3피안타 1볼넷 1사구 5탈삼진 3실점. 개인 최소 피안타 경기를 펼치며 퀄리티 스타트에 성공했지만 7이닝 이상 던지지 못했다. 결국 팀 패배와 함께 패전의 멍에를 썼다.
앨버스는 올해 10경기에서 2승5패 평균자책점 5.80을 기록 중이다. 피안타율 3할2푼4리에서 나타나듯 타자를 압도하는 유형은 아니다. 하지만 54⅓이닝 10볼넷으로 9이닝당 1.66개의 볼넷에서 나타나듯 안정된 제구력과 공격적인 피칭이 강점이다.

10경기 중 5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할 정도로 어느 정도 계산은 선다. 그러나 그 5경기 중 7이닝 이상 던진 경기가 한 번도 없다. 퀄리티 스타트 5경기 모두 딱 6이닝만 던졌다. 7회에 마운드에 오른 적이 한 번도 없다. 불펜이 약한 한화 팀 사정상 이닝이터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아쉬움 남는 부분이다.
5일 롯데전은 앨버스의 애매함을 그대로 보여준 경기였다. 앨버스는 6회까지 총투구수가 83개밖에 되지 않았지만 과감하게 바꿨다. 학습 효과가 있기 때문이었다. 지난달 23일 잠실 두산전에서 앨버스는 5회까지 3실점으로 막았으나 6회 안타 2개, 볼넷 1개로 추가 3실점하며 역전패를 초래한 바 있다. 당시 그는 개인 최다 111개의 공을 던졌다.
한화 김응룡 감독은 "앨버스가 타순을 두어번 돌고 나면 맞는다"고 했다. 될 수 있으면 투구수 100개 미만으로 끊으려 한다. 올해 앨버스는 100구 이상 던진 게 2경기 뿐. 7이닝 이상 길게 가져가는 이닝이터가 되기 어렵다. 하지만 외국인 투수라면 컨디션이 좋을 때 7이닝 이상 던질 수 있는 강력한 힘이 있어야 한다.
기록으로 보면 앨버스는 투구수 80개 이상 때부터 피안타율이 2할1푼9리로 시즌 피안타율(.324)보다 훨씬 낮다. 불펜이 강하지 못한 한화로서는 앨버스의 내성을 길러야 한다. 5~6이닝만 맡기기 위해 앨버스를 데려온 게 아니다. 구원투수들이 강하면 몰라도 롯데전에서 보여졌듯 한화 불펜은 앨버스 교체후 2이닝 동안 7실점으로 무너졌다.
한화는 또 다른 외국인 투수 케일럽 클레이가 9경기 3승4패 평균자책점 7.22로 앨버스보다 훨씬 부진한 상황이다. 인내심에 한계가 온 김응룡 감독이 구단에 외국인 투수 교체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현실적으로 2명 교체는 어렵다. 그 대상은 앨버스가 아닌 클레이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한화가 앨버스 사용법을 재고해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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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