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원정 8강을 노리고 있는 한국 축구대표팀의 선수들이 훈련 외의 시간에도 보이지 않는 노력을 하고 있다.
지난달 3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마이애미에 도착한 대표팀은 하루 1~2시간을 야외 훈련에 투자하고 있다. 언뜻 보면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의 좋은 성적을 내기에는 부족한 시간같기도 하다. 그러나 무작정 훈련량이 많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월드컵 개막까지 7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는 선수들의 컨디션을 끌어 올리는 것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대표팀은 이케다 세이고 피지컬 코치의 지도 하에 사이클에 맞춰 오는 18일 열리는 러시아전에 절정의 상태를 만들려고 하고 있다.
하지만 선수들이 하루 1~2시간만 노력하는 것은 아니다. 야외 훈련을 하지 않더라도 선수들은 남은 시간을 모두 월드컵 모드로 생활하고 있다. 실내에서의 웨이트 훈련은 개인적으로 적지 않은 시간을 투자해 하는 부분이다. 또한 음식을 조절해서 먹는 등 식단 관리도 선수 개인의 몫이다. 이에 대해 대표팀의 미드필더 하대성은 "더울 때는 음식이 중요하다. 선수들 개개인이 알아서 조절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외에도 24시간 내내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 기후다. 기온과 습도에 대한 적응을 위해 선수들은 애를 쓰고 있다. 사실 기후에 대한 적응이 가장 어렵다. 대표팀은 마이애미에서 첫 경기가 열리는 브라질 쿠이아바에 대한 적응을 완벽하게 하려고 한다. 그러나 쉽지 않다. 6월의 마이애미는 섭씨 30도가 넘는 무더위에 습도는 6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찌는 듯한 더위와 따가운 햇살, 가만히 있어도 흐르는 땀은 일반인은 물론 선수들도 적응하기 힘들다.
특히 6일에는 훈련이 시작된 오후 4시(현지시간 5일)에도 기온이 화씨 93도(섭씨 약 34도)를 넘나들었다. 심지어 구름조차 없어 훈련을 소화하는 선수들의 얼굴은 자동으로 찌푸려졌고 땀이 흘렀다. 하지만 운동장에서는 힘들지 않다는 것이 선수들의 입장이다.
하대성은 "운동장에서의 적응은 쉽다. 하지만 숙소내에서의 적응은 가장 어렵다. 에어컨부터 여러가지의 환경이 안과 밖이 크게 다르다"며 "이런 부분에서 이케다 세이고 피지컬 코치가 온도 조절에 대한 조언을 해주신다. 그래서 방에서의 적정 온도는 화씨 77도~80도(섭씨 약 25~27도)를 자동으로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화씨 77도를 낮은 온도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체감 온도는 그렇지 않다. 강한 햇빛을 받는 마이애미의 건물들은 강한 냉방을 실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실내에서는 대부분 외투 혹은 긴소매의 상의를 착용하고 있다. 건물 내부를 오고가는 선수들도 강한 냉방에 대비해 옷을 입어야 한다. 그런 만큼 화씨 77도에 맞춰진 자신들의 방에서는 얇은 옷을 입지 않고 있는 선수들이 더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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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애미(미국)=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