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선발투수 류제국(31)에게 올 시즌은 유독 험난하다. 지난해보다 나은 투구내용을 보여주고 있지만, 승리와는 무관하다. 9이닝 기준 탈삼진 9.38, 볼넷은 3.88로 지난해 7.09, 4.03보다 좋아졌는데 10경기서 1승밖에 못 올렸다. 2013시즌 12승 2패 승률 85.7%로 ‘승리 아이콘’이었던 모습과 정반대다.
원인이 없는 것은 아니다. 특유의 위기관리능력이 떨어졌다. 작년 2할1푼7리에 불과했던 득점권 피안타율이 올해에는 3할3푼3리로 치솟았다. 5실점 이상 경기만 벌써 네 번이나 된다. FIP(수비 무관 평균자책점:KBrepots.com 제공) 4.17로 리그 4위, WAR(대체선수대비 승리 기여:KBrports.com 제공) 1.82로 역시 리그 4위, 그러나 승리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평균자책점이 3.87에서 5.34로 오른 만큼, 승리할 확률은 낮아졌다.
일단 LG 양상문 감독은 여유를 갖기로 했다. 류제국과 면담을 통해 등판 간격을 조절하기로 한 것이다. 류제국은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연습을 마치고 “감독님께 주 2회 등판 시 팔꿈치에 통증이 온다고 말씀드렸는데, 감독님께서 팔꿈치 수술 전력이 있는 것을 아시고 흔쾌히 이를 받아들여주셨다”고 했다. 양 감독 또한 “앞으로 제국이가 화요일과 일요일 모두 등판하는 것은 피하려고 한다. 다음 주 화요일에 등판하고, 일요일에는 다른 투수가 선발 등판할 것이다”고 밝혔다.

모든 야구선수들은 될 수 있는 한 많이 뛰고 싶어 한다. 류제국도 마찬가지다. 류제국은 지난해 4년 만에 그라운드를 밟았고 보호차원에서 주 1회 선발 등판했다. 올해에는 1선발 에이스로서 많은 이닝을 소화하려 했다. 유독 이닝에 욕심을 많이 내며 최소 투구수로 타자를 잡는 데에 신경썼다. 주 2회 선발 등판을 위해 스프링캠프부터 4일 간격으로 꾸준히 던졌다. 류제국은 “설마 했는데 지난해 4년 만에 던진 후유증이 지금 오는 것 같다. 4일 간격으로 던지면, 던질 때는 괜찮았는데 던지고 나서 통증이 있더라. 일단 무리하지 않기로 했다”고 아쉬움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류제국은 마음을 다잡았다. 지난해 자신이 기적의 중심에 자리한 만큼, 아직 팀과 자신모두 만회할 기회가 있다고 봤다. 먼저 류제국은 “올 시즌 등판한 경기서 2번 밖에 승리하지 못했다. 투구내용이 좋아졌다고 해도, 팀이 패하면 아무 의미 없다. 안 좋은 부분이 드러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을 향한 비난을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이어 류제국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75경기 이상 남았고 나 역시 앞으로 12번이 넘게 선발 등판한다. 올 시즌 팀이 2, 3연승을 한 후 고비가 왔고 그 고비를 넘지 못했다. 한 번만 연승이 길어지면, 치고 올라갈 수 있다. 지난해 해봤기 때문에 다시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반등 희망을 놓지 않았다.
LG는 6일 잠실 KIA전을 시작으로 7월 10일까지 4일 휴식기 없이 30경기를 치른다. 양상문 감독은 “앞으로 한 달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변화를 주려고 한다”며 30경기 성적에 따라 성적과 리빌딩 중 하나를 택할 뜻을 드러냈다. 5일까지 17승 31패 1무로 최하위지만, 30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싸움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결국 류제국이 페이스를 찾고 작년처럼 승리를 쌓아야 LG의 2014시즌도 연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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