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색무취' 잉글랜드, 이대로면 16강 진출도 난망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4.06.06 13: 10

무색무취(無色無臭)하다. 이대로면 16강 진출도 힘들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는 죽음의 조가 두 개 있다. 우루과이(국제축구연맹 랭킹 7위)와 이탈리아(9위), 잉글랜드(10위), 코스타리카(28위)가 속한 D조와 독일(2위), 포르투갈(4위), 미국(13위), 가나(37위)가 있는 G조다. 그 중 두 개의 조를 비교해서 더욱 난도 높은 팀을 뽑자면 8강 후보만 3팀이 있는 D조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치열하다. 우루과이와 이탈리아, 잉글랜드 모두 자신들의 100%를 발휘한다고 하더라도 16강 통과를 자신할 수가 없다. 코스타리카를 논외로 치더라도 세 팀 중 한 팀은 반드시 16강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한다.

최근 월드컵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한 잉글랜드는 반드시 이번 월드컵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는 입장이다. 축구 종가의 자존심을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마이애미 선라이프 스타디움서 열린 에콰도르(26위)와 친선경기를 본 잉글랜드 축구팬들은 한숨을 내쉬었을 것이다.
당시 경기 결과는 2-2. 화끈한 승리를 원하던 이들로서는 아쉬움이 남는 결과다. 하지만 경기 내용을 본 이들은 아쉬움 정도가 아닌 실망을 크게 했을 것이다. 이날 잉글랜드는 무색무취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짜임새 있는 공격 혹은 탄탄한 수비 모두 찾아볼 수가 없었다. 경기 내내 한 수 아래의 전력으로 평가받는 에콰도르에 끌려가는 느낌이었다.
잉글랜드는 전반 8분 만에 에네르 발렌시아에게 헤딩골을 허용하면서 끌려갔다. 전반 11분 웨인 루니가 동점골을 넣었지만 행운의 골에 불과했다. 물론 후반 6분 터진 리키 램버트의 득점은 멋졌다. 그러나 조직적인 플레이보다는 램버트의 놀라운 득점 감각이 만들어낸 골이었다. 조직적인 플레이보다는 개인의 기량에 의존한다는 느낌이 강했다.
에콰도르는 잉글랜드와 달랐다. 조직력이 탄탄했다. 빠르고 날카로운 역습은 인상적이었다. 선제골도 빠른 돌파에 이은 크로스가 만든 득점이었다. 점유율 싸움에서는 잉글랜드에 밀렸음에도 실질적인 공격 기회를 더 잡았다. 후반 25분에는 미카엘 아로요가 상대 수비의 압박이 느슨해진 틈을 타 아크 정면에서의 슈팅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경기에서의 집중력도 높았다.
물론 잉글랜드는 이날 전력을 다하지 않았다. 골키퍼도 주전 조 하트가 아닌 벤 포스터를 기용했다. 1.5군에 가까웠다. 선수들의 컨디션도 좋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잉글랜드 축구팬들은 최소한의 만족도 하기가 힘들었다. 결국 이날 경기장을 찾은 2만 1534명 중 잉글랜드 팬들은 침묵했고, 에콰도르 팬들은 환호성을 내질렀다. 똑같은 결과였지만 잉글랜드 팬들은 16강 진출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졌고, 에콰도르 팬들은 16강 진출 가능성을 더욱 높게 잡게 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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