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구 역투’ 채병룡, 유먼의 롯데 막았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6.06 20: 23

투구수가 100개를 넘겼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흔들리는 기색이 없었다. 불펜의 소모까지 줄인 채병룡(32, SK)이 혼신의 역투를 선보이며 무시무시한 '유먼의 롯데'를 막았다.
채병룡은 6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⅔이닝 동안 6피안타(1피홈런) 2볼넷 3탈삼진 3실점으로 호투했다. 올 시즌 롯데와의 경기에서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4.09를 기록했던 채병룡은 시즌 5승과 롯데전 첫 승을 모두 잡았다. 투구수는 시즌 최다인 120개였고 시즌 5번째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도 기록했다.
이날 채병룡의 상대는 올 시즌 롯데의 에이스로 변함없는 활약을 펼치고 있는 쉐인 유먼이었다. 유먼은 통산 SK와의 9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82로 강했다. 상대 선발 투수를 신경쓰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롯데 타선도 만만치 않았다. 최근 3경기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을 뿐 아니라 유먼이 마운드에 오를 때는 9경기에서 평균 11.33점을 지원했다. 두 자릿수 득점만 5번, 19점 이상 경기만 3번이었다. 유난히 유먼이 오르는 날은 잘 터졌다.

그러나 채병룡은 굴하지 않았다. 1회부터 4회까지는 흠잡을 곳 없는 투구였다. 직구는 물론 주무기인 슬라이더의 제구가 거의 완벽하게 이뤄지며 물 오른 롯데 타선을 잠재웠다. 1회 2사 후 손아섭에게 우전안타를 맞았지만 히메네스를 2루수 땅볼로 잡고 가벼운 첫 출발을 보인 채병룡은 2회는 박종윤 황재균 문규현을 삼자범퇴로 요리했다. 타선도 2회까지 3점을 뽑아 채병룡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3회에도 2사 후 정훈에게 좌중간 안타를 맞았지만 전준우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고 이닝을 마쳤다. 4회에는 손아섭 히메네스를 범타로 처리했고 박종윤의 타구를 자신이 잡지 못하며 출루를 허용했으나 황재균을 2루수 뜬공으로 돌려세우고 0의 행진을 이어나갔다.
6-0으로 앞선 5회 선두 문규현에게 좌월 솔로홈런을 허용하며 첫 실점한 채병룡은 1사 후 김문호의 타구가 1루수 한동민의 머리를 맞고 2루타가 되며 다시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정훈을 우익수 뜬공으로, 전준우를 삼진으로 잡아내고 추가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6회에는 1사 후 히메네스에게 볼넷, 박종윤에게 좌전안타를 맞고 1사 1,2루에 몰렸으나 황재균을 2루수 땅볼로, 문규현을 포수 앞 땅볼로 잡아내고 위기를 넘겼다. 비록 7회 2사 후 안타와 볼넷을 내주며 이닝을 마무리하지 못했고 자신을 구원한 진해수가 손아섭에게 3점 홈런을 맞는 바람에 자책점은 늘어났지만 누구도 뭐라할 수 없는 최고의 호투였다.
채병룡은 경기 후 "최근 워낙 팀 분위기가 좋고 연승 중이라 팀의 연승에 기여하고 싶었다"라면서 "좋은 분위기가 이어져 기쁘다"라며 자신의 승리보다는 팀 분위기를 잇는 것에 대해 더 큰 의의를 뒀다. 김광현과 함께 SK 선발진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키고 있는 채병룡의 호투 속에 SK도 큰 수확을 얻을 수 있는 한 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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