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서 뛸 줄은 전혀 생각 못했다".
'앉아쏴' 조인성(39)이 프로에서 3번째 팀을 맞이했다. 다름 아닌 한화가 그의 새로운 팀이다. 지난 3일 1대2 트레이드를 통해 SK에서 한화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조인성은 6일 전격 1군에 등록됐다. 그는 "전날 1군 콜업 소식을 듣고 흥분된 마음에 잠을 설쳤다"고 했지만 표정에는 사람 좋은 미소가 가득했다.
▲ LG에서 SK 그리고 한화

조인성은 "나도 내가 한화에서 뛸 줄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었다. LG에서 14년을 뛰었기 때문에 영원히 LG에서 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며 "SK로 갈 때도 그렇고, 이번에 한화로 올 때도 생각하지 못한 일들이었다"고 말헀다. 예측할 수 없는 인생사에서 조인성은 담담히 그 상황들을 받아들였다.
지난 1998년 1차지명으로 LG에 입단한 조인성은 2011년까지 LG맨으로 활약했다. 14년을 한 팀에 몸 담은 프랜차이즈 스타였다. 2011년 시즌을 끝으로 FA가 돼 SK로 이적한 그는 이번에 한화로 트레이드돼 3번째 팀을 맞이했다. 우리나이 마흔살이 된 그에게는 마지막 팀이 될지도 모른다.
그는 "한화가 나를 필요로 하고 불러준 것에 감사하게 생각한다. 팀도 힘들고, 나도 힘든 상황이었다. 힘들 때 찾아주신 것에 고마움을 느낀다. 나의 모든 열정을 팀에 보답하기 위해 쏟아부을 것이다.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겠다"며 한화에서 마지막 불꽃을 태우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SK에서 출장 기회를 잡지 못한 그에게 한화는 구원의 손길을 내민 의미있는 팀이다.
물론 전 소속팀 SK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조인성은 "SK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트레이드가 결정난 이후 SK 투수·포수들로부터 정말 많은 문자를 받았다. 그동안 감사했다, 많이 배웠다는 내용이었다. 2군에 있는 포수들이나 (이)재원이에게는 딱히 해준 것도 없는데 그렇게 말 해주니 고맙더라. 나도 깜짝 놀랄 정도로 많은 메시지에 감동을 받았고, 또 보람을 느꼈다"고 고마워했다.
▲ 최고참? 선배 아닌 동료가 되겠다
조인성은 6일 대전 삼성전을 앞두고 한화 선수단과 첫 인사를 가졌다. 김남규 매니저는 "나이가 가장 많다"고 그를 소개했다. 올해 우리나이 마흔. 팀 내 최고참으로 '코치급'이다. 하지만 조인성은 "오히려 더 조심스럽게 행동할 것이다. 최고참이라고 해서 틀에 벗어나는 행동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명하게 못박았다.
그는 "각 팀마다 규칙이 있는데 거기에 맞춰 생활해야한다. 최고참이지만 더 솔선수범하고 파이팅하며 부지런히 뛰어다니겠다. 경기를 할 때에도 침범하지 않는 선에서 많은 조언도 하고, 선수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많이 대화를 하겠다"고 이야기했다.
특히 그는 포수로서 역할도 강조했다. "포수라는 직업은 한시도 야구 생각을 안 하면 안 된다"는 것이 조인성의 말이다. 그는 "나도 이번에 손가락 부상으로 재활하는 동안 계속 TV로 야구를 보며 이 타이밍에 뭐를 던져야 하고, 어떻게 경기를 풀어나가야 할지에 생각하게 되더라. 그렇게 하지 않으면 경험에 의한 플레이가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화는 경험이 부족한 젊은 투수와 포수들이 많다. 조인성은 "나 역시도 어릴 때 어려움이 있었고, 혼도 많이 났다. 선배들의 조언과 함께 스스로 이겨낼 수 있어야 한다. 선배로서 나도 나름의 노하우를 전하며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보완할 수 있도록 하겠다. 투수들의 경우 편안하게 던질 수 있도록 하고 싶다. 평소 같이 대화도 하고, 비디오 분석도 함께 하겠다. 베테랑으로서 많은 도움을 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화 선수로 1군 경기를 함께 한 첫 날이었던 삼성전에서도 조인성은 선발에서 빠졌지만 덕아웃에서 포수 정범모, 투수 안영명 등과 꾸준하게 이야기하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한화 투수 중에서 호흡을 맞춰 보고 싶었던 투수로 유창식과 이태양을 꼽으며 "선배가 아닌 동료로 다가가고 싶다"고 말했다. 조인성의 진심 어린 노력이 한화를 바꿔놓을 수 있을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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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