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리 수난시대’ 소방왕 경쟁도 원점으로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6.07 06: 23

유독 심한 타고투저의 바람 속에 각 팀들의 마무리 투수들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번갈아가며 블론세이브를 저지르는 혼전이다. 최고 마무리 경쟁도 자연스레 원점으로 돌아왔다.
올 시즌 9개 구단 마무리 투수들은 널뛰기를 거듭하고 있다. 마무리투수가 매 경기 세이브를 기록하며 팀의 승리를 지킬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올해는 그 널뛰기의 정도가 더 심해졌다. 역시 타자들이 힘을 내고 있는 올 시즌 판도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마지막 순간 타자들의 예민한 집중력과 엄청난 중압감을 이겨내야 하는 마무리 투수들도 이 바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당장 최근 3일만 봐도 마무리 투수들이 번갈아가면서 고전했다. 4일에는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 두산과의 경기에서 이용찬(두산)이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7-5로 앞선 9회 마운드에 올랐으나 좁은 스트라이크존에 고전한 끝에 아웃카운트 하나도 잡지 못하고 끝내기 안타를 맞았다.

5일에는 삼성과 KIA가 맞붙은 대구에서 양팀 마무리가 모두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임창용(삼성)이 팀의 승리를 지키지 못했고 하이로 어센시오(KIA)도 곧 같은 처지에 놓였다. 두 선수가 승리를 지키지 못한 탓에 경기는 연장 11회까지 흘러가야 했다. 진땀이 나는 승부였다. 블론세이브는 아니었지만 6일에는 봉중근(LG)이 KIA와의 경기에서 9회 2점을 허용하며 올 시즌 3번째 패전을 떠안았다.
최고 마무리 경쟁 구도도 안개 속이다. 시즌 초반 지난해 구원왕 손승락(넥센)이 흔들린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펼친 마무리는 단연 박희수(SK)였다. 그러나 그런 박희수가 2경기 연속 블론세이브를 기록하면서 체면을 구긴 사이 한국무대로 돌아온 임창용(삼성)이 최고 타이틀을 향해 독주했다. 하지만 그런 임창용마저 세 차례의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그 와중에 손승락이 7경기 연속 무실점 기록을 이어가며 치고 올라왔다.
예측은 힘들다. 원점으로 돌아왔다는 시각도 있다. 현재 성적이 엇비슷하기 때문이다. 6일 현재 세이브 부문에서는 손승락(15세이브)이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임창용 박희수(이상 13세이브) 어센시오(12세이브)의 사정권에 있다. 손승락이 팀 부진 속에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는 반면 최근 SK의 상승세를 등에 업고 박희수의 세이브 추가 속도가 붙고 있다는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
평균자책점에서는 손승락이 2.57로 9개 구단 붙박이 마무리 중에는 가장 좋다. 박희수가 2.75로 그 뒤를 쫓는다. 김승회(롯데, 2.66)는 아직 세이브 숫자(5세이브)가 다소 부족하긴 하지만 평균자책점은 좋은 편이다. 다만 그 외에는 2점대 평균자책점이 없다. 어센시오는 3.04, 임창용은 3.38, 봉중근은 3.54, 윤규진(한화)은 4.05, 이용찬은 4.08, 김진성(NC)은 4.42다.
블론세이브에서는 김진성이 한 차례로 오히려 가장 적다. 손승락 이용찬 임창용이 세 차례, 박희수 봉중근 어센시오가 두 차례씩을 기록했다. 터프세이브(동점 혹은 역전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는 봉중근 김진성 임창용이 각각 두 차례로 공동 1위다. 기출루자득점허용률에서는 봉중근(.091) 박희수(.133) 임창용(.167), 이용찬(.167)이 상위권이다. 손승락(.455)과 어센시오(.556)은 그 반대편에 있다. 여러 기록을 따져봐도 장·단점이 뚜렷해 우열을 가리기가 쉽지 않다. 과연 이 치열한 정글에서 가장 든든하게 팀을 세이브할 선수는 누가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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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용-봉중근-손승락-박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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