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타’ 이대형, 이택근처럼 친정 LG 킬러?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4.06.07 06: 24

또 한 명의 친정팀 킬러가 탄생한 것일까?
KIA 이대형(31)이 6일 잠실 LG전 9회초 봉중근을 무너뜨리는 한 방을 터뜨렸다. 이대형은 3-3으로 양 팀이 팽팽히 맞섰던 9회초 1사 1, 3루서 봉중근을 상대로 결승타를 터뜨리며 승리의 주역이 됐다. 이날 결승타 포함 4타수 2안타를 기록한 이대형은 올 시즌 성적 2할9푼7리 출루율 3할5푼4리, 2007시즌 이후 최고 타율과 출루율을 찍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이대형의 LG전 모습이다. 이대형은 친정팀 LG와 맞붙은 7경기서 시즌 성적보다 나은 타율 3할8리 출루율 3할5푼7리를 올렸다. 이대형은 2003시즌부터 2013시즌까지 10년이 넘게 LG 유니폼을 입었다. 그만큼 이대형도 LG 투수들을, LG 투수들도 이대형을 잘 알고 있는데, 추는 이대형 쪽에 기우는 중이다.

이대형은 지난 2, 3년 동안 LG서 확실한 자리를 잡지 못했다. 치열한 외야진 경쟁으로 시간이 흐를수록 입지가 줄어들었다. 주력과 수비에선 경쟁자보다 우위에 있었으나 2007시즌 3할대 타율을 올린 후 타격에서 꾸준히 하락세를 탔다. 그러면서 이대형은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기보다 대주자나 대수비로 출장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만큼 2013년 11월 이대형이 KIA와 4년 24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하자 많은 이들이 고개를 갸우뚱했다. 당시 KIA가 FA로 팀을 떠난 이용규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너무 급했다는 시선도 많았다. 하지만 이대형은 자신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며 KIA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해내고 있다. LG 시절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날리기 위해 수차례 타격폼을 바꿨던 것과 달리, KIA에선 예전처럼 맞히는 데 중점을 둔 타격을 한다.
한 야구 관계자는 이대형의 활약 요인을 두고 “지난해까지 이대형은 LG서 치열한 자리싸움을 해왔다. 자기 자리를 확신할 수 없을 정도로 LG에는 외야수들이 많았고, 그만큼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KIA에선 좋은 대우를 받은 만큼, 자기 자리가 확실해졌다. 이러한 환경의 변화가 이대형의 마음을 편하게 하고 좋은 활약으로도 이어진 것 같다”고 바라봤다. 실제로 이대형은 KIA 이적 후 대부분 경기서 테이블세터에 배치, 사실상 붙박이 주전이 됐다.
어떻게 보면 넥센 외야수 이택근과 비슷하다. 2010시즌과 2011시즌, 2년 동안 LG 유니폼을 입었던 외야수 이택근은 LG를 떠난 후 LG전에 유독 강하다. 2012시즌부터 지금까지 LG를 상대한 38경기서 타율 3할 3홈런 27타점을 올리고 있다. 2010시즌 이후 3할 시즌이 없는 이택근이지만, LG와 맞붙으면 3할 타자가 된다. 이택근 또한 LG 시절 치열한 외야진 경쟁을 경험했다. 자리를 잃고 1루수로 출장하기도 했다. 2011년 겨울 넥센과 4년 50억원 FA 계약을 체결했을 당시, 이대형과 마찬가지로 계약규모를 두고 논란이 일었다.
프로선수가 더 나은 대우를 받고, 자신에게 기회가 많이 오는 팀으로 이적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게다가 LG는 지금도 외야진이 빡빡하게 돌아가고 있다. 어쩌면 LG의 너무 풍성한 외야진이 부메랑 효과를 일으키는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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