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김유영, 승부욕 불타는 '진짜 싸움닭'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4.06.07 13: 01

롯데 자이언츠 투수진은 하나의 고민을 갖고 있으니 바로 높은 평균연령이다. 1군과 2군을 오가는 선수가 아니라 붙박이 1군 주전투수들 중 막내가 장원준, 그리고 최대성인데 이들의 나이는 올해 한국나이로 서른 살이다.
롯데 야수들은 꾸준히 젊은 선수들이 나와서 평균연령이 낮은 편이지만, 투수들의 평균연령이 좀처럼 낮아지지 않는 건 구단의 장기적인 고민이다. 김시진 롯데 감독 역시 "팀 미래를 위해서라면 젊은 투수들이 좀 올라와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최근 롯데 마운드 평균연령을 크게 낮추는 선수가 나타났다. 신인 좌완투수인 김유영(20)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해 경남고를 졸업한 김유영은 부활한 1차지명에서 롯데의 부름을 받고 거인 유니폼을 입었다. 시즌 개막 후 퓨처스리그에서 담금질을 하던 김유영은 5월 초 1군에 올라와 지금은 계속해서 1군에 머물고 있다.

김유영의 강점은 제구력과 승부근성이다. 직구 최고구속은 140km를 조금 넘는 수준으로 강속구투수는 아니지만 타자 몸쪽으로 공을 던질 줄 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신인이지만 마운드 위에서 누구를 상대하더라도 위축되지 않고 자기 공을 던지려고 하는 점도 돋보인다. 안타를 맞으면 '져서 분하다'라는 표정을 숨기지 않는 싸움닭이다.
김 감독은 김유영이 1군에 올라왔을 때 "도망가는 피칭을 안하면 넌 (1군에) 남는다. 그렇지만 도망가는 그 순간 2군에 보낼 것"이라고 한 마디를 했다. 구속, 제구, 경기운영 등 1군에서 투수로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능력은 다양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타자들과 상대할 때 위축되지 않는 정신력이라고 본 것이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김유영은 이제 고등학교 졸업한 스무살 짜리 투수다. (1군) 타자들한테 맞는 건 당연하다. 그래도 좋은 점은 (타자들한테) 덤빌 줄 안다. 아쉬운 게 있다면 아직 구속이 많이 안 나오는데 당분간 집중적으로 엉덩이 부근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도록 지시했다. 하체가 강해야 스피드도 올라간다"고 밝혔다.
김유영은 "감독님께서 조언하신대로 마운드에서 도망가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려고 한다"면서 "올해 목표는 1군에 계속 남아있는 게 아니라 좋은 밸런스에서 진짜 내 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또한 "지금 1군에서 던지면서 배울 수 있는 건 행운이다. 확실히 타자들을 상대하는 게 훨씬 까다롭다"면서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현재 김유영은 4경기에 출전, 5이닝을 소화하며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3.60을 기록하고 있다. 데뷔 첫 등판이었던 지난달 13일 LG전은 타자 한 명만 상대했지만 지난달 17일 넥센전에서 2⅔이닝을 던지며 4볼넷 1피안타 1실점을 기록했고, 지난달 20일 삼성전은 1이닝 1볼넷 2피안타 1실점을 남겼다. 최근 등판이었던 지난달 31일 두산전에서는 1이닝을 3자범퇴로 깔끔하게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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