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에 신중을 거듭한 피칭이 류현진(27, LA 다저스)의 첫 쿠어스필드 방문을 성공으로 이끌었다.
류현진은 7일(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쿠어스필드에서 펼쳐진 2014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6이닝 8피안타 2탈삼진 2볼넷 2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위기 속에서도 실점 없는 투구를 펼친 류현진은 첫 쿠어스필드 등판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류현진은 초반 매우 신중한 승부를 했다. 문제 없었던 드류 부테라와의 호흡 속에 류현진은 초반부터 낮은 코스에 공을 집중적으로 뿌렸다. 이로 인해 류현진은 2회말까지 실점하지 않고도 투구 수 42개로 많은 공을 던졌다. 하위타선을 상대로도 신중한 승부를 펼친 결과다. 그 과정에서 볼넷도 나왔다. 지난 2경기 연속 볼넷 허용이 없었던 류현진에게는 18⅓이닝 만에 내주는 볼넷이었다.

3회부터 5회까지의 피칭 역시 효과적이었다. 2회까지 타선이 한 바퀴 도는 동안에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신중한 승부를 한 것이 투구 수를 늘어나게 하는 원인이 됐지만, 3회부터는 1번 찰리 블랙몬부터 시작된 타선을 맞아 정면승부하는 모습도 자주 눈에 띄었다.
여전한 것은 날카로운 제구력이었다. 이날 경기에서 2개의 볼넷을 허용하기는 했지만, 제구가 흔들린 것으로 보기는 어려웠다. 장타를 맞지 않기 위해 낮은 로케이션을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생각에 스트라이크존에서 벗어나는 볼도 있었지만 큰 문제는 되지 않았다.
결국 2회까지 42개의 공을 던진 류현진은 58개의 공으로 4이닝을 더 버텼다. 3회부터의 투구 수는 이닝당 14.5개로 크게 줄어든 편이었다. 4회 무사 1, 2루의 큰 위기를 넘어갔고, 6회를 빼면 실점도 없었다. 이닝보다 많은 피안타는 자주 있는 일이었다. 류현진은 특유의 위기관리 능력으로 고비마다 범타를 유도해냈다.
‘투수들의 무덤’이라는 쿠어스필드 등판을 앞두고 우려가 없지 않았지만, 류현진은 초반 승부에서 집중력 있게 신중한 피칭을 하며 분위기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이날 이전까지 5경기에서 4승 무패, 평균자책점 0.56으로 뛰어났던 원정경기 강세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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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버=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